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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벨로코(BELLOCO)’ 배찬수 총경리

[2015-06-26, 23:35:23]
청년 사장의 오기… 패기… 끈기
大众点评이 뽑은 상하이 최고 한식당 ‘벨로코(BELLOCO)’ 배찬수 총경리


중국 생활정보 제공 사이트인 다중뎬핑(大众点评)이 지난해 최고의 음식점 Top 100을 선정했다. 세계 음식박람회장인 상하이에서 30위를 차지한 한식당이 주목을 끈다. 상하이 한식당 중 최고 인기자리에 오른 벨로코(BELLOCO). 한인타운과 멀찍이 떨어진 곳, 시내중심가에서 살짝 비켜선 곳, 난징시루에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벨로코의 인기는 한국인 청년 사장 배찬수 총경리(29)의 남다른 기운(气)에서 시작된다.

 

 

이것만은 고치겠다


“모든 시스템을 현지화하되, 맛과 서비스는 절대 현지화하지 않겠다.”
웃음기 없는 홀서빙, 거스름돈을 툭 던지는 카운터직원, 몇백원에 이직하는 주방보조…. 한국에선 상상도 못해 본 직원들의 서비스에 당혹스러웠다. 운좋게 맡게 된 음식점, 망하더라도 이것만은 고치고 말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젊은 사장의 이 같은 ‘오기’는 성공을 향한 ‘패기’로 바뀌었고, 반복되는 좌절에도 ‘끈기’를 갖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한국식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밴 음식점으로 탈바꿈시켰다.

 

나는 까다로운 컨슈머


오기, 패기, 끈기의 청년 사장 배찬수 총경리는 2012년 1월 벨로코 운영을 시작했다. 25살의 청년은 ‘내 꿈을 펼칠 곳은 여기 상하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안고 홍차오 공항에 내렸다. 습기 가득한 묵직한 상하이 겨울바람에 강한 도전의식이 솟구쳤다. 아버지가 맡았던 카페를 이어 운영하기로 하고 상하이에 발을 디뎠는데 도무지 적자를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막막했다.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그는 퓨전 한식당으로 변경하기로 마음먹었다. 워낙 먹는 걸 좋아했던 그는 음식점이라면 자신 있었다.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취미로 수강한 이태리음식을 전문과정까지 수료할 정도였다. 게다가 그는 굉장히 까다로운 컨슈머였다. 그래서 맛부터 사소한 서비스까지 고객입장에서 하나하나 체크해 나갔다. 그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한식의 재해석 통했다
“한식을 재해석한 메뉴개발, 한국식 친절한 서비스, 갤러리 같은 실내 인테리어.”
그는 벨로코의 인기비결을 이 3가지로 꼽는다. 특히 서비스 못지 않게 무게를 두는 것은 메뉴개발이다. 의대 자퇴 후 요리사가 된 이상민 교수(서울호서전문학교 호텔조리학과)에게 메뉴컨설팅을 맡겼다. 최근 '강연100도씨'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이 교수는 궁중요리와 이태리요리를 전공했다. 이 교수의 컨설팅으로 벨로코 스타일의 퓨전한식 메뉴들이 탄생했고, 중국인과 서양인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고객의 택시비 어떻게 돌려줄까


징안구(静安区) 신자루(新闸路)에 자리한 벨로코는 음식점으로 고객을 끌기에 쉽지 않은 주변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약 80만위안(한화 1억50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하루 평균 250여명이 다녀간다. 중국인 고객 70%, 서양인과 일본인이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배 총경리의 고민은 늘 “고객들의 택시비를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라고 한다. 숨은 맛집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할까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광천수 1병씩을 무료로 주고 있고, 원가를 올려 식재료 퀄리티를 높이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기회를 잡는 건 ‘운’ 아닌 ‘실력’


젊은 사장의 패기로 시작한 한식당이 운 좋게 성공했다? 혹자는 이런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운영 1년여 만에 모든 시스템을 현지화한 보이지 않는 그의 노력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벨로코는 배 총경리를 제외한 25명 모든 직원은 중국인이다. 인력을 100% 현지화하기까지 수 차례 좌절을 맛봤다. 언어뿐 아니라 문화까지 통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중국 요식업에서 그는 ‘갑’이 됐다.


중국어 전공자도 아니고 현지 언어연수 경험도 없던 그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족과 함께 한 베이징 여행이 중국의 첫 느낌이었다. 그리고 군대에서 독학으로 익힌 중국어가 전부였다. 직원들과 부대끼며 몸으로 배운 그의 중국어 실력은 벨로코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함께 정점에 올랐다. 우연한 여행에 자극을 받았고 스스로 준비 끝에 이룬 결실이다. 다가온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운이 아닌 능력인 것이다.

 

구베이 2호점으로 교민 만난다


배 총경리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징안구 본점에서 쌓은 노하우를 구베이, 와이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인 고객에게 사랑 받아온 벨로코는 오는 8월 구베이 다카시마야 백화점 2층에 문을 연다. 교민들과 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는 배 총경리는 “한국에서 맛보셨던 맛있는 메뉴들을 벨로코를 통해 들여올 것이다.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한다.


조용하고 깊숙이 한식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는 한국인 청년 사장 배찬수 총경리. 상하이 젊은이들에게 치킨, 떡볶이, 화로구이로 대표되는 한국음식에 대한 안타까움을 해소해주고 있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중국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그의 기운을 응원한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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