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중국기업들이 오갈데 없는 일본산업 기술노동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고 텅쉰재경(腾讯财经)이 보도했다.
최근 일본참의원은 자국산업기술 보호를 위해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내년초 시행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개정안에 의하면 비밀을 누설한 개인에 대해서는 150만위안의 벌금을, 기업에 대해서는 최고 5000만위안의 벌금을 물리기로 돼있다.
일본이 이처럼 강력한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을 내오게 된데는 일본의 여러 산업영역들이 쇠퇴의 길에 접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고 텅쉰재경은 분석했다.
이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전생산 영역이다.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하이신그룹(海信集团)은 올 여름부터 30여명의 경력직 일본기술자들을 중도채용 할 계획이다. 이는 하이신그룹이 일본에서 진행하는 최대규모의 중도채용이다. 하이신그룹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샤프의 3500여명 자원퇴직 근로자들이다.
하이신그룹뿐 아니라 하이얼(海尔)그룹 등 중국회사들도 눈길을 일본의 가전산업 기술노동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하이신그룹의 경우, 이번에 중도초빙하게 되는 인력은 주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영역과 TV, 스마트폰 등 디지털가전제품 영역에서 개발을 책임질 기술직 근로자들이다.
중국 전자업체들이 일본 기술근로자 모집에 나서게 된 계기는 일본가전생산분야의 거두라 할 수 있는 샤프가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샤프는 이번에 약 3500명가량의 45세~59세 사이의 근로자들을 정리해고 하게 된다. 여기에 포함되는 가전기술 근로자들은 업계내에서 실전경험이 많은 인재로 꼽힌다. 샤프가 정리해고에 나설수 밖에 없는 것은 일본의 전반 경기부진이 가장 큰 이유이다.
샤프뿐 아니라 패나소닉, 소니 등 가전생산업체들의 경영상황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 일본 대표가전 브랜드의 몰락은 차세대 가전업체들에게 해외 확장의 기회를 열어주었고 하이신, 창웨이(创维), TCL, 거리(格力) 등 가전생산업체들은 이 기회를 틈타 해외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7일 창웨이그룹은 독일 고급 가전제품 브랜드인 Metz를 인수합병했고 6월말 하이신그룹은 일본도쿄의 하이신사옥에 개발센터를 설립해 일본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가전업체들의 해외시장 확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기술력이다. 어떤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기술유출을 100% 원천봉쇄하기란 사실상 말처럼 쉽지않다. 따라서 기술 근로자들의 이전은 곧 기존 기업의 기술정보, 상업 인맥 등 핵심자산의 이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기업들이 일본에서 산업기술 근로자 모시기에 나선것도 이같은 맥락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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