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홈(CHAN-HOM)이 중국 동부 지역을 강타하여 중국에서는 19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 됐다. 강한 바람과 폭우가 쏟아졌고 계속되는 장마 가운데 있던 상하이도 강한 비바람 가운데 이틀을 보내고 비행기들이 결항되어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찬홈은 2015년 아홉 번째로 발생한 태풍이다. 연이어 10 번째, 11 번재, 12 번째 태풍이 관측되고 있으며 11호 태풍 낭카가 이번 주말 동아시아 부근으로 북상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태풍 3개가 7월 중순 동시에 발달되고 두 개 이상이 한국과 중국 부근에서 영향을 미치다 보니 태풍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더구나 2015년에 초대형 태풍이 예보되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태풍에 인간의 힘으로 조절할 수 없는 자연재해, 태풍에 대해 알아본다.
태풍의 정의와 유래
태풍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이 17n/sec이상의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다. 태풍이라는 용어는 그리스신화의 Typhon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와 거인 족 타르타루스 사이에서 태어난 티폰은 백마리의 뱀의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으로 아주 사악하고 파괴적이어서 제우스의 공격을 받아 불길을 뿜어내는 능력은 빼앗기고 폭풍우 정도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되었다. 티폰(Typhon)을 파괴적인 폭풍우와 연관시켜 typhoon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태풍의 종류 및 생성 요인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 여러 곳에서 일년 평균 80개 정도가 발생하는데 발생 장소에 따라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태풍(Typhoon), 북대서양과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 동부 등에서 발생하는 것은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과 아라비아해, 뱅골만 등에서 발생하는 것은 사이클론(Cyclone), 호주 북동부 해상에서 발생하는 것은 윌리윌리(Willy-willy), 필리핀에서는 바기오(Baguios)라고 부른다.
태풍은 적도상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위도 5도 이상의 해역에서 발생한다. 그 이유는 적도 부분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발생하는 전향력이 작용하지 않아 큰 소용돌이(태풍은 거대한 소용돌이가 발달되어 생김)가 발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태풍이 처음에 발생하면 천천히 움직이다가 고위도 쪽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태풍은 일년 내내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7-8월에 집중된다.
태풍도 생성-발달-소멸의 형태를 거치게 된다. 위도 5도 이상에서 열대성 저기압(소용돌이)이 형성되면 주변의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상승기류가 발달한다. 이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많은 양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응결하면서 잠열이 발생하고 이 잠열이 태풍의 에너지원이 된다. 해양에서 오래 머무른 태풍일수록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게 됨이 이에 기인한다. 태풍이 육지에 상륙하게 되면 수증기의 공급이 차단되어 에너지원을 잃기 때문에 급격히 세력이 약화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거친다.
태풍의 구조와 피해 발생
태풍을 가로, 세로로 절단해 들여다 보면 땅에서는 공기가 태풍의 중심부를 향하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빨려 들어가며 이 공기는 상승하게 된다. 이로 인해 태풍의 중심부는 기압과 풍속이 급격히 감소하여 고요한 상태가 되는데 이를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태풍의 눈의 크기는 대략 지름이 10-30km이며 구름은 거의 없다. 태풍의 진행 방향에서 중심의 오른쪽이 왼쪽보다 바람이 강하여 오른쪽 반원을 위험반원, 그 반대쪽을 가항반원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오른쪽인 위험반원에서 왼쪽보다 강한 폭풍우를 동반한다.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은 태풍 자체의 풍향과 대기순환에 의한 일반 풍향이 같은 방향으로 합쳐져 풍속이 더욱 강해져 태풍 피해가 더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태풍의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태풍의 이름은 2차 대전 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붙였다. 1978년까지는 여성의 이름을 썼으나 그 이후로 남성과 여성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다. 여러 변화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제32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태풍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고유 이름으로 변경하여 140개의 새로운 태풍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세계 기상기구(WMO)는 이 이름을 제출한 국가 명칭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며 이름 140개가 모두 쓰이고 나면 다시 1번으로 돌아간다.
140개의 태풍 이름은 14개 회원국에서 각 10개씩 제출한 것으로 1개조에 28개씩 5개조로 구성되었다. 이름 중에 지나치게 큰 피해를 입힌 경우는 다른 것으로 교체 되기도 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나비의 경우 2005년 일본 규슈지방에 막대한 타격을 입혀 일본의 요청에 따라 독수리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미리내, 메기, 노루, 독수리이며 북한은 기러기, 소나무, 도라지, 버들, 갈매기, 노을, 무지개, 민들레, 메아리, 날개다. 참고로 태풍 찬홈은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라 한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특급 태풍들
한국의 ‘태풍 백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매 해 3개 정도의 태풍이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되어 있다.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최다월은 8월, 7월, 9월 순이다. 태풍의 중심 위치에 따라 우리나라의 근접 여부를 판단 태풍이 비상구역(북위28도, 동경 128도)에 진입하고 태풍 특보가 발효되었을 때를 직접영향, 비상 구역에 진입했으나 여러 조건이 충족될 때를 간접영향으로 분류하여 기상 예보에 활용하고 있다. 1904년부터 2009년까지 106년간 태풍에 의한 총 피해는 사망 또는 실종이 6005명, 재산피해액이 14조 232억 원으로 태풍 피해를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가장 많았던 10개 순으로 살펴본 결과 1987년의 태풍 셀마를 빼고는 모두 1990년대 이후에 발생했다. 그 중 2000년대 이후에 발생한 태풍이 5개로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에 의한 지구 기상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 중 2002년 8월에 발생한 태풍 루사는 우리나라에 가장 심한 인명과 재산상 피해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강원도 지방에 막대한 폭우 피해를 가져다 주어 재산 피해만 해도 5조가 넘는 등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연이어 2003년 태풍 매미는 제주도를 통과 경상남도 사천에 상륙하여 동해안으로 진출하면서 4조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매미는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큰 피해에 따라 이 후 무지개로 이름이 교체 되었다. 특히나 매미의 경우는 태풍의 위력이 최전성기인 시점에 우리나라에 상륙 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되었다. 태풍 중에서 큰 혜택을 가져온 것도 있었다. 1994년 7월 남해를 지나간 태풍 월트로 장마가 일찍 끝나고 전국적으로 큰 가문이 있던 시기에 단비를 주고 갔다. 2015년 가뭄에 찬홈이 많은 비를 뿌려주기를 월트처럼 기대했는데 기대에는 많이 못 미친 듯 하다.
2015년 태풍들
1호–메칼라 ((MEKKHALA) 2015년 1월 발생, 중형 열대폭풍, 필리핀에 영향
2호–히고스 ((HIGOS) 2월 발생,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 ‘무화과’라는 뜻, 전통적인 태풍 공백기에 유일하게 발생한 태풍
3호–바비 (BAVI) 3월에 발생.베트남에서 제출한 산맥이름
4호–마이삭 (MAYSAK) 3월말, 필리핀에서 소멸
5호–하이선(HAISHEN) 4월 초, 중국에서 제출 ‘바다의 신’이라는 의미
6호–노을(NOUL) 5월초, 필리핀 북동쪽과 일본 오키나와에 영향.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
7호–돌핀(DOLPHIN) 5월9일 발생,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
8호–구지라(KUJIRA) 6월21일 발생, 중국 하이난, 베트남에 영향. 일본에서 제출, ‘고래자리’
9호–찬홈(CHAN-HOM) 6월30일,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서해안
10호–린파(LINFA) 7월초 발생, 현재 필리핀 동쪽으로 북상중
11호-낭카(NANGKA) 7월, 미국 괌 동쪽에서 발생, 현재 소형 태풍, 말레이시아에서 제출, 열대과일 이름, 강도 강의 중형태풍, 16일 오후쯤 우리나라 남해상, 동해상에 상륙 예정. 태풍 찬홈에 비해 강력하여 17일, 18일 제주도와 강원 영동, 남부 지방에 강한 비와 바람이 예상됨
12호–할롤라(HALOLA) 7월11일 시작, 7월13일 태풍으로 발달, 하와이 남자아이 이름, 서북서 방향으로 진행 중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을 만나면 반갑기 이전 태풍이 가뭄인 지역에는 비만 뿌리며 최소한의 피해로 안전하게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큰 듯 하다. 핸드폰에 태풍이 올 예정이니 집안 곳곳을 단속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태풍이 온다고 하면 학생인지라 창문만 닫는다. 부모님의 경우는 너무 센 바람일 경우는 아파트 바깥쪽에 있는 화분을 안으로 들여 놓거나 베란다에 있는 하수 구멍이 막히지 않았는지 외벽에서 물이 흘러 들어오는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시는 것을 보게 된다. 주말에 우리나라를 지나 갈 태풍 낭카가 고마운 비만 주고 가길 기대해 본다.
고등부 학생기자 한동영(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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