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국 방콕 공항에서 또다시 벌어진 중국 요우커(游客:여행객)의 '추태' 사건으로 국내외 비난여론이 뜨겁다.
지난 4일 오후 5시15분 방콕을 출발해 중국 충칭(重庆)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태국 동방항공은 악천후로 다음날 새벽 3시로 이륙시간이 연기되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중국인들은 공항 대기실에서 중국 국가 '의용군행진곡(义勇军进行曲)'을 소리 높여 부르며 강렬한 항의의사를 내비쳤다.
홍콩 동방일보(东方日报)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악천후로 비행 이륙시간이 연기되자 100여 명의 중국인들이 국가를 소리 높여 부르며 세가지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탑승을 거부하겠다고 주장했다. 비행기는 결국 11시간 만에 이륙했지만, 끝까지 탑승을 거부한 여행객 30명은 '비문명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는 '중국요우커의 방콕공항 농성' 동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동영상을 올린 사람은 "태국공항 요원들이 강제로 중국인들을 내몰았다. 이번 사건은 태국이 중국인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인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해외 나가서까지 체면 깍는 일을 하느냐"는 등의 의견을 올리며 비난했다.
태국 동방항공측은 비행시간 지연으로 탑승자들에게 호텔 투숙권을 제공했지만 100여 명의 중국인들은 이를 거부했다. 심지어 호텔로 들어가는 중국인들에게 "애국심도 없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과거에도 중국 유커들은 태국 공항 대기실에서 속옷을 널어 말리거나, 화장실에서 발을 닦고, 기내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여승무원에게 뜨거운 물을 붓는 등 빈번히 추태를 보여왔다.
영국 방송사는 이번 사건을 전하며, "부끄러운 짓을 하는 사람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부끄러운 행동을 한다. 국가를 모독했다"는 네티즌 의견을 보도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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