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저널과 함께하는 책읽는 상하이
올 한 해 8명의 작가가 <책읽는 상하이>에서 강연을 펼쳤다. 신현수 시인(교사), 백학기 시인(영화감독), 김용택 시인(교사), 손세실리아 시인, 손택수 시인, 이정록 시인(교사), 이광재 작가, 김슬옹 교수(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지난 11월 20일부터 3주간은 연달아 강연을 진행하면서 추운 겨울, 교민들의 삭막한 가슴을 인문학의 온기로 덥혔다. 상하이저널이 주최하고 윤아르떼가 후원하는 책읽는 상하이는 현재 22강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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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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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20강 <詩향기, 사람향기> |
동심 품고 사는 교사 시인 이정록
3주간 이어진 책읽는 상하이의 스타트는 이정록 시인이 끊었다. 11월 20일 저녁 30명이 모인 강연장에는 연신 웃음꽃이 피었다. 역대 최고 유쾌한 연사로 꼽히는 이정록 시인은 시종일관 여유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He와 Art가 만난 것이 Heart”라며 “누구나 가슴 속에는 예술을 품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인은 일상 속의, 특히 가족들과의 일화들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들려주었다. 특히 유년기에 아버지가 들려준 “기적을 믿어라.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최고의 유산으로 꼽으며 청중들의 가슴에도 깊이 새겨 넣었다. 이날 시인은 ‘사랑과 구원’, 다시 말해 ‘살림’의 시를 쓸 것을 다짐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정록 시인은 천안중앙고에서 한문을 가르치며 <의자>, <어머니 학교> 등 다수의 시집과 동시집 <콧구멍만 바쁘다>, 동화책 <대단한 단추들>, 그림책 <똥방패>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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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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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21강 <나라 없는 나라> |
‘응답하라 1894’ 소설가 이광재
지난달 27일 ‘책읽는 상하이’ 21강의 주인공 이광재 작가는 상하이 교민들과의 만남이 두번째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은 지난해 전봉준 평전 <봉준이 온다>에 이어 이번에는 혼불문학상 수상작 <나라 없는 나라>로 오늘과 닮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얘기했다.
이 작가는 “동학이 번성했던 1890년대는 우리가 근대화를 이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일본에 의해 이룬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때문에 서구의 근대화와는 다르다. 비대칭적으로 커진 일본의 군사력으로 이룬 변종 근대화”라고 말하며 동학농민혁명 당시 역사적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일본의 가치관을 강요당해오면서 근대화의 굴절을 가져왔다. 그러한 것들이 이후 근대화, 서구화를 진행해오는 과정에서 우리사회에 그대로 남아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설의 배경인 1894년과 오늘날이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이광재 작가의 <나라 없는 나라>는 동학농민혁명이 민중중심의 민주적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위대한 전쟁이었음을 감동적으로 밀도있게 환기시킨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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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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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상하이 22강 <세종대왕의 리더십> |
‘세종의 꿈’을 꾸는 김슬옹 교수
한글운동가‧한글학자이자 워싱턴 글로벌 유니버시티 한국어과 교수인 김슬옹 교수의 또 다른 이름은 ‘세종 알림이’다. 지난 4일 올해의 마지막 강연을 맡은 김슬옹 교수는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세종의 시대는 결코 태평성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세종은 그런 가운데 르네상스를 꽃피웠다”고 운을 뗀 김 교수는 “세계 최고로 과학적인 문자(한글)는 세계 최고의 학문적 바탕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의 끊임없는 탐구력과 진정한 민본주의의 실천, 과학‧수학‧음악을 아우르는 학문의 깊이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한편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야 말로 세종의 리더십임을 역설했다. “여종이 아이를 낳으면 노비 남편에게도 30일의 휴가를 주어라.” 15세기 말에 남긴 세종대왕의 말씀이 21세기 청중들에게도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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