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겨울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1월 20일)이 지나고 드디어 봄을 예고하는 절기인 입춘이 찾아온 것이다. 입춘은 새해의 첫 번째 ‘절기’를 말한다. 절기는 요즘 같은 정보사회나 산업사회가 아닌, 농사를 주로 짓던 농경사회에서 탄생한 말이다. 농사를 지을 때는 햇볕·비·바람 같은 날씨가 매우 중요하다. 일조량과 강수량이 농사의 수확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농경사회에서 기후의 변화를 나타내는 ‘절기’가 생겨나게 된 이유다.
24절기란?
절기는 태양의 황도(하늘에서 태양이 한 해 동안 지나가는 길) 위치에 따라 계절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도를 기준으로 1년 동안 태양이 움직이는 360도를 24등분한 것이 바로 24절기다. 12월 22일경 동지를 기준으로 매 15일마다 새로운 절기가 돌아오는데, 6개의 절기가 지나면 계절이 바뀌게 돼 있다. 실생활에서 보면 봄과 가을은 짧고 여름과 겨울은 길게 느껴지지만, 절기상으로는 4계절에 각각 3개월씩, 6개의 절기를 공평하게 가지게 된다. 여름과 겨울은 더위와 추위가 강하다 보니 그 남은 기운 역시 오래가서 길게 느껴지는 것이다.
입춘 지나 ‘우수’
지금은 입춘을 지나 우수(2월 19일)를 앞둔 상태다. 우리가 느끼는 날씨는 아직 한겨울 같지만, 봄기운은 분명히 찾아오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땅속은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얼음이 녹기 시작하고, 나무들도 움츠렸던 뿌리를 펴고 있을 것이다. 정작 사람들이 ‘이제 정말 봄이구나’하고 느끼려면 경칩(양력 3월 5일경, 올해는 6일)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대한은 무슨 뜻일까? 대한(大寒)은 한자어를 그대로 풀이하면 ‘큰 추위’라는 의미다. 24절기의 흐름으로 보자면 대한 다음에 바로 입춘이 이어지기 때문에,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기보다는 ‘절정의 추위가 꺾이는 시기’ ‘마지막 추위’ 정도로 보는 것이 더 맞다. 대한은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다.
면역력 불안정 시기
그 다음이 봄의 첫 절기인 입춘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까닭에 이때는 기후의 변화가 크다. 기후의 변화가 크다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불안정해지기 쉬운 시기라는 말과 같다. 불안정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몸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겨울 절기에 완전히 들어선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는 감기 빈도가 덜하다가, 대한을 지나면서 다시 감기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건조함으로 힘든 시기
또한 이맘때 우리 몸은 건조함을 많이 느낀다. 겨울 동안 춥고 건조한 바람을 맞아온 데다, 아직 본격적으로 물기가 돌기 시작하는 봄이 오지 않아 몸의 표면에 약간 남아있던 물기마저 거의 말라가고 있어서다. 입춘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봄이 와야 우리 몸의 바깥쪽으로 혈액순환이 늘어나고 피부의 건조함이 덜해진다. 또 기후가 바뀌면서 공기의 건조함도 덜해지고 난방기 사용마저 줄며 건조함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봄이 덜 찾아온 지금은 건조함으로 인해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코가 건조한 비염을 가진 사람들이 불편할 수 있는 때이다. 특히 비염이 있으면 이 시기에 코가 많이 건조하고 심하면 아프기도 하며 코딱지가 생겨 불편하고 코피도 잦아질 수 있다. 천연성분으로 된 비강 스프레이를 코에 수시로 뿌려주어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집에서는 에어 워셔나 가습기를 활용하면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실내환기, 야외놀이 중요
이 시기에 면역력을 지키기 위한 몇 가지 건강수칙도 있다. 먼저 먼지가 많은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날이 춥다고는 해도 입춘이 지나 바람의 찬 기운은 덜해지므로,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것이 호흡기와 피부 건강을 위해 좋다. 또 아주 추운 날을 피해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정도까지의 한낮 동안 햇볕을 쬐면서 30~40분 뛰어 놀 수 있다면 면역력이 강화될 것이다. 봄의 꽃샘추위는 물론이고 새 학기 증후군을 견뎌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상해함소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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