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사는 중국인 취업연령층의 소비가 급증해 글로벌 경제의 지형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국제적인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연구 부서인 글로벌 연구소(GI)가 1만명의 중국인과 25개국 22만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도시에 거주하는 15∼59세 중국인의 연간 소비는 오는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GI에 따르면 정부의 한자녀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취업연령층 인구는 지난해의 4억2천100만명에서 2030년에는 6억2천8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동반해 취업연령층의 연간 소비도 같은 기간에 2조5천억 달러에서 6조7천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절정기의 서구 베이비부머보다 글로벌 경제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GI는 "이 중국인 소비자 세대는 과거 같은 세대보다 더 풍족하고 더 많은 교육을 받았으며 소득에서 더 많은 부분을 지출하려 한다"고 밝히면서 "최근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신속하게 늘어나기 시작하는 소득 경계선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소득이 2천100달러를 넘는 도시 지역 취업연령층 가구의 비중은 2010년 4%에 불과했으나 2030년에는 5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GI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4천800달러였던 1인당 소비도 매년 5.4% 증가해 2030년에는 1만700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점쳤다.
물론 이는 서구의 소비 수준에는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GI는 오는 2030년에는 북미 취업연령층의 연간 소비가 3만9천달러에서 4만8천달러로, 선진국의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는 이보다 많은 4만9천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럼에도 중국인 취업연령층의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덕분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배가될 수 있다. 북미 취업연령층의 2030년 예상 인구는 1억9천100만명, 선진국의 60세 이상 예상 인구는 2억2천200만명이었다.
GI는 중국인 취업연령층이 2030년에는 글로벌 도시 지역의 소비 성장에서 18%의 비중을, 중국인 60세 이상 인구는 1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반면에 유럽 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처드 돕스 맥키지 글로벌 연구소장은 "마케팅과 광고업계가 밀레니얼 세대를 미화한 것은 과거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18∼54세 연령대의 중국인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소득이 10% 증가하면 그 43%를 소비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서유럽과 일본의 31∼32%, 북미의 20%를 웃도는 것이다. 북미 지역 응답자들은 같은 질문에 39%는 저축하고 41%는 빚을 갚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지출 대상을 알아본 결과, 식품이 중국인 노동자의 소비에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고 외식과 여가 활동이 11%, 주택과 공공요금이 7%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 노동자들은 주택과 공공요금에 근 절반을 지출했고 외식과 여가 활동이 약 4분의 1, 식품은 13%의 비중에 그쳤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점점 풍족해지면 이들의 소비 패턴도 오늘날 선진국 노동자의 패턴을 쉽게 닮아갈 것으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이미 2천개의 점포를 둔 맥도날드가 향후 5년간 1천250개를 추가 개설하겠다고 지난주에 발표한 사례를 상기시켰다.
맥킨지 GI는 중국인들에 대한 면접 조사에서 주목되는 것은 서구에 비해 교육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비는 20세 중국인들의 소비에서 절반을 차지했지만 20세 미국인의 경우는 4분의 1 미만이었다.
GI는 오는 2030년에는 30세 이하 중국인의 교육비 지출이 중국의 전체 소비 증가율에서 12.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세계에서 교육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웨덴의 12.6%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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