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유권자들의 표심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16년만에 국회는 여소야대 구도를 형성했다. 당초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것이라던 예측과 달리 유권자들은 야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런데 정권과 여당에 든 회초리는 대한민국 밖에서 더 매서웠다.
선관위 발표와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역구 투표에서 재외유권자의 58.9%가 더민주 후보를 선택, 새누리당(23.8%)을 압도했다. 새누리당(38.3%)이 더민주(37%)를 근소하게 앞선 전체 지역구 득표율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 역시 전체 선거 결과와는 반대로 더민주(37.4%)가 새누리당(26.8%)을 크게 앞섰다. 정의당이 16.5%의 지지를 얻어 국민의당(13.2%)을 따돌린 것도 재외선거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다. 3당체제를 만든 국민의당의 녹색돌풍이 해외까지는 닿지 못한 모습이다.
투표구별로 살펴보면 국내․외 유권자간의 더욱 극명한 온도차를 체감할 수 있다. ‘대구 수성구’는 더민주 김부겸 후보의 당선으로 이번 선거에서 반전의 중심에 섰지만 정당투표에서는 여전히 새누리당(50.1%)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대표적 여당 표밭이다. 하지만 재외선거에서는 더민주(34.4%), 새누리당(33.2%), 정의당(16.3%), 국민의당(10.0%) 순으로 득표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후보가 70.8%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광주 북구 갑’ 역시 재외선거에서는 다른 결과를 보였다. 지역구 투표에서는 과반(51.6%)이 더민주의 정준호 후보를 지지했으며, 정당투표에서도 더민주(46.9%)가 국민의당(23.1%)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표를 받아 호남의 표심과 방향을 달리 했다.
한편, 서울 ‘강서 갑’과 ‘영등포구 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구상찬 전 상하이총영사와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각각 재외유권자로부터 19.4%, 28.6%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전체투표자(2443만1533명) 중 재외투표자(6만3797명)는 0.26%에 불과했다. 전체 추정 재외선거권자가 198만여 명이라는 점에서 더 아쉬운 수치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투표율 제고를 위한 재외국민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재외유권자는 엄중한 심판의 목소리를 냈다. 20대 국회가 재외국민의 권리와 권익 보장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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