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상장회사 가운데서 연간 이윤이 1500만 위안도 채 안되는 회사들이 수백개에 달해 ‘기업을 운영하느니 부동산투자를 하는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지난 24일 기준, 연도회계재무제표를 발표한 2165개 상장회사 가운데서 315개 회사의 연간 이윤이 1500만위안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베이징신보(北京晨报)가 보도했다.
돈을 가장 잘 번 것은 ‘은행’
16개의 상장은행들이 상장사 가운데서 ‘가장 돈 잘 버는 업종’은 은행이었다. 2014년 은행은 순수익 1조2500억위안을 달성하며 당해 A주 상장회사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바 있다. 2015년도 모든 상장사들의 회계계산이 끝난 상태는 아니지만 15개 사장은행들의 2015년 순이익은 1조2543.51억위안이었다.
연도회계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베이징은행의 1~9월 달성한 순이익 141.36억위안으로 추산할 경우 작년 상장은행들의 순이익 총액은 1조 2700억위안에 이른다. A주 상장사 전체를 통틀어 절반가량 되는 수치이다.
A주 상장사가운데서 돈을 제일 잘 버는 톱10은 모두 은행들이 휩쓸다시피 했다. 9개가 은행이었고 중궈핑안(中国平安)이 유일하게 비은행으로 톱10에 랭킹됐으나 따지고보면 중궈핑안 역시 금융권임에는 틀림없다.
제일 주목을 끈 것은 과거 ‘가장 돈 잘버는 회사’로 꼽히던 시노펙이나 페트로차이나는 톱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사실이다.
증권사, 1년동안 3년치를 벌었다
2015년은 증권사들이 크게 웃은 한해였다. 현재까지 발표된 연도회계보고서에 의하면, 증권사들의 2015년 영업소득, 순이익 모두 과거 3년간 벌어들인 것과 맞먹는 수치였다. 1년에 3년치를 한꺼번에 벌어들인 셈이다.
21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서 2개 증권사만 순이익이 70~96%에 머물렀을뿐 기타 증권사들은 2배~3배 뛰었다. 작년 한해 증권사들의 영업소득은 5752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보험사야말로 숨은 ‘재벌’
2015년 보험업계는 이익 2823.6억위안을 달성, 동기대비 38% 성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이 가운데서 6대 보험사의 이익이 절반가량 차지했고, 4대 보험사의 이익은 전체의 40%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핑안(中国平安)은 순이익 542.03억위안으로 보험업계 가운데서는 1위, 전체 상장사 가운데서는 7위에 랭크됐다. 순이익이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것은 중국타이바오(中国太保)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0.4%나 증가한 177.28억위안이었다.
철강, 최대 적자 기업으로
10년전, 한 상장회사의 연간 순이익이 1500만위안이 안되더라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100만위안이면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1선 주요도시들에서 주택 한채정도는 장만할 수 있는 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1000만위안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금액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선 도시들에서 1채당 1500만위안을 호가하는 고급주택들이 많다. 물론 현재도 일반인들은 감히 엄두도 못내겠지만 중국에서는 괜찮다고 하는 상장회사가, 1년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주택 한채 사기 힘들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2015년 1년동안 노력했지만 이익이 1500만위안에 미치지 못하는 상장회사들이 수두룩하다. 현재까지 회계연도보고서를 발표한 상장사 가운데서 이익이 1500만위안 미만인 회사들이 315개사이다. 앞으로 1주일동안 약 550개의 상장사들이 회계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가운데는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현재까지 A주 상장사 가운데서 가장 큰 적자업종은 철강과 유색금속이다. 적자 톱10 가운데서 철강회사가 6개나 된다. 그 가운데서 총칭강철(重庆钢铁)이 59억8700만위안의 적자를 냈고 마강주식(马钢股份)이 48억4백만위안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지금까지 회계보고서 발표 마감주에 진짜 적자회사가 나타났던 것만큼 2015년 최대 적자회사의 오명이 어느회사의 몫으로 돌아갈지는 좀더 기다려보아야 알 것이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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