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에 얽힌 위험한 뒷거래
최근 암투병 중이던 21세의 젊은 대학생의 죽음이 중국 의료계에 만연해 있는 검은 내막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민영의료병원의 80%를 쥐락펴락하는 것으로 알려진 푸톈계열(莆田系)과 환자의 생명은 뒷전으로 양심과 도덕마저 팽개치고 돈 벌이에만 급급한 병원, 키워드 검색을 통해 이들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환자들을 울리고 있는 바이두(百度) 포털에 대한 비난,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21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웨이저시(魏则西)는 생전에 희귀 암에 결려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의 부모는 아들의 병치료를 위해 전국각지 좋다는 병원은 다 돌아다녔으나 "희망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다 바이두에서 키워드 검색을 통해 베이징우징제2병원(武警第二医院)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게 됐다.
병원을 찾은 웨이저시와 가족들에게 이 병원 주임의사는 "해당 치료법은 스텐포드에서 연구개발한 것으로 효과가 80~90%에 달한다"면서 "치료를 받으면 앞으로 20년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실력있는 병원을 뜻하는 3갑(三甲)병원인데다 이 의사 또한 CCTV 등에 자주 출연한 경력이 있었고 바이두 키워드 검색에서도 추천하는 병원이라는 점에서 환자 가족은 마음이 동했다.
그러나 수십만 위안을 들여 항암치료를 받았음에도 환자의 목숨은 살려내지 못했다. 웨이저시는 사망 직전 웨이보를 통해 "나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린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우징제2병원에서 웨이저시한테 사용한 항암요법은 환자의 체내에서 건강한 세포를 추출 후 세포배양을 통해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외국에서 연구개발후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게다가 세포배양실도 없는 우징제2병원에서 이같은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성뿐 아니라 자격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허위광고, 바이두를 통한 광고, 자격여건 부족에도 버젓이 이같은 의료행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푸톈계열이라는 막강한 배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지적된다.
10년전 중국 언론 보도에도 심층 보도된바 있는 푸톈계열은 중국민영병원의 80%를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톈지역은 우연하게 피부병 밀방을 얻은 둥좡진(东庄镇) 출신 주민을 시작으로, 그의 제자, 제자의 제자로 세력이 확장되어 성병 치료를 표방한 돌팔이의사들이 생겨나면서 부를 모으게 됐다. 그후로 지역 전체가 의료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의료업계 각 분야에 걸쳐 푸톈계열이 깊숙하게 관여돼 있다.
푸톈 슈위취(莆田秀屿区) 출신의 의료기업은 전국 각지에 걸쳐 약 1만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서 둥좡진(东庄镇) 출신이 93%이며 총 자산이 360억위안에 달한다. 연간 영업매출이 3050억위안, 직원수 63만명에 이른다.
의료설비 및 외과의약품 생산기업이 500개업체, 이 가운데서 둥좡진이 80%를 점한다. 총 자산가치는 25억위안, 연간 매출이 50억위안에 이른다.
이같은 규모는 둥좡진 출신이 설립한 민영병원 및 관련 기업이 창출하는 생산가치가 중국 중서부의 한개 성(省)의 총생산과 맞먹는다.
막강한 세력을 기반으로 가짜약, 저질 의료기자재 생산 및 판매를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 푸톈계열의 한 의약공장에서 모 브랜드의 약품을 가져다 용량, 명칭, 포장을 바꾼 후 의약부문의 비준을 얻어 생산하고 이렇게 생산된 의약품을 푸톈계열 민영병원을 통해 처방 및 판매를 하는 등 방식이다.
2위안짜리 약품은 이같은 과정을 통해 병원에서 200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이 약품은 푸톈계열의 병원을 통해서만 처방되다보니 환자들은 약품 가격이 비싼지 저렴한지조차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의사가 권하는 약에 대해 환자들은 신뢰를 하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을 품지 않고 저질약품을 고가에 구매하게 된다. 저질 의료기자재의 판매도 이같은 맥락이다.
민영병원들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과잉진료, 거짓진료 사실도 무더기로 드러났다. 2005년 상하이창장병원(上海长江医院)에서 '불임' 진단을 받고 5일동안 3만7천위안을 들여 치료를 한 부부는 막대한 의료비 부담으로 공립병원을 찾았다가 '불임'치료 전에 이미 임신을 한 사실을 알게 됐다.
다른 한 남성은 푸톈인이 위탁관리하는 샹판시제4인민병원(襄樊市第四人民医院)에서 '요도염' 진단을 받고 2천위안어치의 약을 받았다. 그후 다시 찾은 병원에서 이번에는 '심각한 전립선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3천위안을 썼다. 그후 부쩍 의심이 든 환자가 공립병원을 찾아 검사결과 요도염은 없고 만성 전립선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만성 전립선염은 많은 성인 남성들이 앓고 있는 질병이다.
이번 웨이저시 사건으로 이런 푸톈계열을 '도와' 이익을 취하도록 하는 바이두포털의 '가격경쟁 리스트(竞价排名)'의 광고판매 방식도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가격경쟁 리스트'는 기업의 상품, 서비스 등을 키워드 형식으로 바이두 검색포털에서 광고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 광고는 광고효과에 따라 비용을 지불한다.
바이두 리옌홍 CEO가 항암연구 등에 돈을 기부하는 등 행위에 대해 네티즌들과 언론들은 "진짜 항암연구를 돕고싶다면 돈이나 기술이 아닌 기업의 도덕성을 보여달라"며 "바이두의 의료 가격경쟁 리스트를 폐쇄하는 것이 기부보다 효과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문제병원'을 가려내려면 다음과 같은 7가지를 유념토록 한다.
▲검색했을 때 내용 밑에 '투이광(推广)'이라는 문구가 적힌 사이트나 병원은 피할 것. 진짜 실력있는 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들로 바쁜데 굳이 돈을 들여 바이두에 광고를 할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병원 사이트를 열었을 때 '실시간 대화' 또는 '자문서비스'창이 뜨는 병원. 정규병원은 사이트 메인화면이 깨끗하다.
▲'완치', '노벨상', 'CCTV보도' 등 문구로 홍보하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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