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어차이나(国航)에 탑승해 베이징(北京)에서 이우(义乌)로 향하던 80대 노인이 기내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화시보(京华时报)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줘창루(左昌鲁, 85세)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다. 줘 씨는 비행기에 탑승할 때만 해도 웃고, 떠들만큼 상태가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줘 씨의 아들은 사전에 항공사측에 아버지의 상황을 설명하며,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줘 씨와 가족들은 8일 새벽 6시20분경 에어차이나 CA1879편의 일등석에 탑승했다.
베이징을 출발해 이우공항에 도착해 하강준비를 하던 비행기는 갑자기 상공으로 날아 올랐다. 승무원은 대기상황이 좋지 않아 이우공항에 착륙이 불가능해 항저우(杭州) 공항으로 향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상 항저우 공항에 도착하자, 승무원은 “이우 공항의 관제탑이 고장으로 항저우 공항으로 예비착륙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승무원의 말에 격분해 일등석이 있는 앞자리로 몰려들어 보상을 요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항공기 내부공기는 혼탁하고, 뜨거운 열기로 숨쉬기가 힘들 지경이 되었다. 사람들의 아우성 속에 앉아있던 줘 씨의 아내는 신랑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발견했다. 줘 씨는 안색이 파랗게 질리고, 입술은 창백해 지며, 전신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마와 손도 차디찼으며, 불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당황한 아내는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승무원은 한참 만에야 기내에 구급약이 없다고 답했다. 게다가 기내에 장착된 산소장비는 너무 노후해 도저히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시간 만에 짐칸에서 구급약을 찾아냈지만, 이미 줘 씨는 의식을 잃어 약을 삼킬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한 시간이 넘어서야 구급차가 도착했고, 병원으로 옮겨진 줘 씨는 사망 판정을 받았다.
줘 씨 아내는 항공사의 비상지원이 늦어지면서 남편이 죽음에 이르렀다며, 항공사 측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차이나 측은 줘 씨가 이미 위험한 상태에서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탑승 전 항공사에 이 같은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한 항공사 직원들은 승객의 이상 상태에 즉각 구급대원을 불러 동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줘 씨 가족은 항공사의 대처능력이 현저히 늦어져 발생한 사태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양측간 합의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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