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토
무슈Bateaux-Mouches에 나타난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
오늘은 센 강에 있는 바토 무슈Bateaux-Mouches를
이용해서 프랑스의 유적지를 보기로 했다. 민박집을 떠나 바토 무슈 선착장까지는 전철을 이용했다. 메트로 9호선 알마 마르소Alma
Marceau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바토 무슈 선착장이 있었는데, 알마 마르소 다리 북쪽 아래로 걷다 보면 선착장 앞쪽에 커다란 공룡 조형물이 나타났다. 바토 무슈의 상징이기도 티라노사우루스를 보면서 우리 일행은 선착장 입구 쪽을 향해서 걸어갔다. 공룡 오른쪽 위편에 있는 바토 무슈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으며, 바토
무슈를 타기 위해 강에 도착했을 때는 게시판에서 사진을 정리하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고객들을 위해서
촬영해서 판매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선착장에 도착해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편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우 행복하게 보였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안내방송과 함께 우리 일행도 바토 무슈 유람선에 올라탔다.
바토 무슈의 운행 코스는 알마교에서 출발하여 루브르Louvre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Notre-Dame을 지나
시테 섬을 한 바퀴 다시 돌아오는 코스이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파리의 유명 건물은 물론 22개 다양한 다리를 관람할 수 있다. 흔히들 유람선의 이름 정도로 알고 있는 바토 무슈는 사실 유람선의 이름이 아닌 유람선을 운항하는 회사의 이름인
것을 이번 관광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배에 올라타는데 앞쪽에서 사진작가로 보이는 분이 배에 올라타는 사람들을 향해서 카메라라 셔터를
계속해서 누르고 있었다. 조금 전 선착장 바깥쪽에서 디스플레이Display하던
작품들이 이분의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배에 올랐다. 앞의 일행 중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1층으로 향하는 분도 있었으며, 우리는 2층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마침 앞쪽 한 자리와 뒤편에 세 자리가
있어서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바토 무슈에서는 불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중국어, 마지막 여섯 번째로 한국어 안내 방송이 나온다. 유람 코스에 따른
자세한 안내를 들을 수 있었으나, 여섯 번째 언어로 방송되다 보니 보이는 것보다 한 템포 늦게 설명이
나와서 명소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조금 불편함이 뒤따랐다. 한편으로는 기쁨도 있었다. 아나운서가 예쁜 목소리로 5~6개국의 언어로 방송하는데, 특히 마지막에 한국말로 안내되어 깜짝 놀랐다. 12년 전에는 한국말로
방송하지 않았었는데 국력이 많이 높아졌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멀리 뒤에 보이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그 앞에서 물끄러미 센 강을 바라보는 관광객과 어린 학생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웠다.
센 강의 시테 섬에 위치한 12세기 고딕 건축의
걸작으로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이 장엄하고 웅장한 모습을 선보였다. 노트르담은 ‘우리의 귀부인’이라는
의미로 성모 마리아를 가리키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성당.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엄하고 웅장한 모습은 어느 쪽에서 보아도 감탄을 자아낸다. 그중에서도
아르슈베세 다리Pont de Archeveche를 건너 센 강 왼쪽 기슭에서 보는 남쪽과 뒤쪽의 경관은
파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바토 무슈의 유람선에서 바라본 노트르담 대성당
앞쪽의 센강 주변은 많은 연인이 즐겨 찾는 곳이다. 계단에 앉아서 무언가를 물끄러미 보는 청년의 모습과
다리 위에서 우리 쪽을 바라보는 두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사색하고
있는 왼쪽의 젊은 부부와 오른쪽의 중년 부부의 여유로움을 함께 볼 수 있었다. 특히 오른쪽에 있는 중년
부부의 아내가 신랑의 어깨에 손을 얹은 모습이 다정스럽게 보였다.
센 강 다리 뒤쪽의 노트르담 서원이 우리 눈에 들어왔으며,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다리 위에서 손을 흔드는 관광객의 모습 바로 아래로 열쇠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유럽
및 전 세계를 여행하다가 보면 열쇠 꾸러미들이 다리 혹은 난간에 걸려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에서도
남산 정상의 팔각정에 가 보면 커플들이 사랑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자물쇠에 서로의 이름을 쓰고 그곳에 매달아 두곤 한다. 흔히 이런 곳은 친구의 우정, 남녀의 사랑, 부부의 사랑 또는 가족의 사랑 등을 기념해서 자물쇠에 흔적을 남겨 놓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곳 센 강의 예술의 다리도 그런 사랑의 증표를 모아 놓은 장소로 유명하다.
바토 무슈가 노트르담 대성당 근처에 도착했을 때, 많은
관람객이 센 강에서 운행 중인 바토 무슈를 바라보고 있었다.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건너편에서 구경하는
관람객들을 향해서 연신 팔을 흔들어 환영의 인사를 건네곤 한다. 때로는 친구와 손잡고 걸어가면서, 또는 계단 위에 앉아서 답례로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참 맑고 밝아 보였다.
센 강 강변의 젊고 밝고 다양한 모습은 낭만의 도시 파리를 대변해 준다. 왼쪽 화면의 계단 위 풍경을 보면 센 강을 등지고 앉아 있는 두 여학생의 모습과 그 아래에서 그림을 그리는
소녀의 모습이 담겨있다. 또 4명의 가족 중에서 3명은 센 강을 바라보고 있으며, 아빠로 보이는 분이 카메라를 들고
계단의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모습도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 아래에서 친구 4명이 계단에 차례로 앉아서 대화하는 모습과 뚱뚱한 미녀 두 명이 아래의 친구들을 보면서 무언가 이야기하는 모습, 밝게 웃는 모습 역시 매우 아름다웠다. 그 아래로 신발 끈을 매고
있는 젊은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 화면에서는 건강하게 생긴 여학생 두 명이 유람선을 향해서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른쪽 화면에서는 계단 위에서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사람 사이로 4가족으로 구성된 여행객들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또한, 직장인으로 보이는 여성 3명이 계단에 걸터앉아서 건배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우 밝은
모습의 여성들이었는데, 포도주를 든 것 같았고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해서 센 강 강변을 찾은 듯하였다. 3명 모두 청바지를 입고 캐주얼하게 자유로움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무척 부러웠다.
왼쪽 나무에 녹색과 회색으로 표현된 낙서와 가운데 회백색의 바탕에 스프레이를 사용하여 흘림체로
쓴 낙서가 자연스러웠다. 물론 낙서로 인해서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미美적인 요소를
카메라로 담을 수 있었다.
센 강 강변 곳곳에 누군지 모르는 무명인에 의해 쓰인 낙서의 의미를 모두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회백색 공간의 미보다는 여백의 미를 고려한 낙서라는 무기를 통해서 흔적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러한 낙서의 유형과 필체는 전 세계가 공통적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가든 낙서는 존재하는데, 센
강에서 만난 낙서는 좀 더 색다른 묘미가 있었다. 배를 타고 가면서 낙서를 볼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그렇게 많지 않다. 또한, 낙서를 그렇게 열심히 보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을 센 강의 하나의 작품이라고 볼 때, 그 낙서가 된 작품을 잠시 훔쳐 간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유람선을 이용하여 그러한 낙서의 흔적을 담을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센 강 강변의 한 곳, 원형으로 만들어 놓은 화단
위에서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사색하는 프랑스 흑인의 모습에서 잠시 나를 되돌아보았다. 살면서 휴식은
항상 필요한 요소이다. 자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미학美學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센 강 작은 섬에서 여름을 즐기는 여자 친구들이 요구르트를 먹으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연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웃는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게 보였다. 특히 오른쪽 화면의 커플이 밝은 의상을 입고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옆에서 빨간색의 모자를 거꾸로 눌러쓴 프랑스 청년의 무표정한 모습과 조금 있다가 환한 미소로 변하면서 여자
친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환경 변화에 따른 표정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었다.
센 강 작은 섬에서 기타를 들고 헤드폰을 쓰고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와 가족이 함께 센 강 강변을
찾아서 여름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로 보이는 5명이
바토 무슈를 타고 가는 관람객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을 통해서 환영의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시아 사람으로 보이는 모델이 자기 자신을 촬영하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모델 뒤편에서 아이들이 놀다가 모델의 촬영 장면을 무심코 바라보는 아주머니도 있었는데, 촬영할 때는 모른 척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며칠 후에 관람하기로 한 오르세 미술관을 바토 무슈에서 미리 볼 수 있었다. 파리는 예술의 도시답게 여러 미술관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첫째가
루브르 박물관Louvre Museum과 오르세 미술관Orsay
Museum이 아닌가 싶다. 센 강 건너편에 엠오MO :
Musee d’Orsay, 즉 오르세 심벌마크Symbol
Mark가 눈에 크게 들어온다. 또한, 자세히
보면 건물 중앙에 원형 시계가 있는데 대형 시계가 센 강을 오고 가는 유람선의 외국 관광객을 맞이해 준다. 우리가
탄 바토 무슈 건너편에 모래를 실은 배가 운항하고 있었다. 이어서 프랑스 국기와 함께 프랑스 국회의사당Assemblee Nationale 외관을 볼 수 있었다.
센 강에 있는 37개의 다리 중에서 가장 화려한
다리이자 유일하게 금속으로 만든 다리가 알렉상드르 3세 다리Pont
Alexandre Ⅲ이다. 길이 107m, 폭 40m로 그랑 팔레Grand Palais 미술관과 앵발리드Hotel des Invalides 앞의 에스플라나드 데 쟁발리드Esplanade
Des Invalides를 연결한다. 러시아 황제 알렉상드르 3세의 이름을 갖고 있는 이 다리는 프랑스와 러시아의 동맹 제휴를 기념해서 만든 다리로, 교각의 오른쪽은 프랑스 르네상스와 루이 14세Louis XIV의 시대를 나타내며, 센 강과 네바 강Neva R.의 무늬는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징하기도 한다.
다리 양쪽 끝에는 20m가 넘는 금천동 마상이 있고, 다리의 중간에는 꽃과 금장식으로 수를 놓았으며, 승전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세워진 양쪽의 기마상들도 금으로 도금하여 고급스러움은 더했다. 센 강 주변에 많은 다리가 있는데
가끔 고대 신들의 형상을 한 조형물들이 눈에 띈다. 보이지 않는 다리의 기둥은 색채가 변해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고 형상은 일부 깨진 부분도 있었는데, 이 다리에 사용된 벽돌 중 일부는 감옥에서 나온 것을
재활용했다고 한다.
바토 무슈 선착장 도착 전에 만난 작은 유람선 외벽의 시각적인 디자인이 특별히 눈에 띄었다. 유람선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제작한 것으로, 각 명소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심벌마크를 통해 관광객이 어디를 거쳐서 돌아오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왼쪽 하단부의
에펠탑Eiffel Tower을 시작으로 루브르 박물관, 노트르담
성당, 오르세 미술관을 거쳐 다시 에펠탑으로 돌아오는 유람선의 동선을 알 수 있도록 관광객의 시각적인
흥미를 이끌어낸 부분이 인상 깊었다.
프랑스의 상징이자 파리의 상징이기도 하며, 만국 박람회의 상징이기도 한 에펠탑은 가까이에서봐도 멋있지만, 센
강의 바토 무슈에서 바라본 탑의 모습은 특히나 아름다웠다. 과거 처음에 에펠탑을 만들었을 때 괴물을
만들었다는 혹평도 있었지만, 센 강에서 바라본 에펠탑은 으뜸 중의 으뜸이었다. 바토 무슈를 타고 센 강을 돌아본 1시간 30분의 여행이 너무도 즐거웠다. 바토 무슈에서 내려서 혹시 촬영된
사진이 없나 봤더니, 나와 우형이의 사진이 눈에 띄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구매하지는 못하고 눈으로만 기억하고
돌아왔다.
<빵점 아빠, 가족을 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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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공업디자인(학사), 브랜드디자인(석사)을 전공, 2013년 본대학원에서 세계 최초'자연주의 화장품 글로컬브랜딩전략' 연구 논문으로 미술학 박사(Phd. D.)를 수여 받았다. 1987년 LG생활건강(구/LUCKY) 디자인연구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였다. 2002년 말 중국 주재원으로 3개 법인의 디자인연구소를 총괄하였다. 또한 2005년 6월 LG생활건강에서 분사하여 디자인전문가 그룹인 디자인윙크(DESIGN WINC)을 설립. 현재 청지봉 봉사, 사색의 향기(상해), 뷰티누리(중국)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진,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아 해외 여행을 통한 사진촬영 작품 공유활동을 하고 있다.
(네이버블로그:파바로티정)
http://blog.naver.com/woonsung11
woonsung11@naver.com [정운성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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