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果·Vanke)에 대한 적대적 인수 경쟁에 중국의 2대 부동산업체인 헝다(恒大)그룹도 가세했다.
10일 중국 경제지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상장된 완커A주는 헝다그룹이 지난달 25일부터 8월 8일까지 7개 자회사를 통해 100억 위안(1조6천572억원) 규모로 완커 지분 5%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헝다그룹은 완커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며 완커의 최대주주가 된 바오넝(寶能)그룹과 완커 지분 매입을 협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쉬자인(許家印) 이사회 의장이 거느리고 있는 헝다는 완커의 제4대 주주가 됐다. 바오넝그룹 계열의 지분이 25.4%이고 차이나리소시스(華潤·화룬)그룹 15.24%, 안방(安邦)보험 그룹 7.01% 순이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헝다가 앞으로도 완커 지분을 계속 늘려갈 경우 완커를 넘어서 중국 부동산개발업종의 최대 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바오완(寶萬) 전쟁'으로 불리던 적대적 인수전에 변수가 또다시 늘어남에 따라 완커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거래가 재개된 뒤로 줄곧 하락세였던 완커 주식은 지난 4일 헝다가 장외시장에서 완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직 상승했다. 완커A 종가는 지난 9일 21.97위안으로 지난달 21일 16.19위안보다 35.6%나 올랐다.
헝다의 완커 지분 매입 의도에 대해서는 삼국지의 고사성어를 인용해 '사마소(司馬昭)의 심보'(권력 탈취의 음모와 야심이 이미 다 드러났음)처럼 완커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뜻이 명백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차이신망은 헝다가 완커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 오래됐으며 올해 초에도 바오넝과 손잡고 완커 지분을 확보하려다가 바오넝의 의중이 차이나리소스와 협력에 있었던 까닭에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완커 주식이 거래 재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바오넝의 자금관리 계획에 적신호가 들어오자 바오넝은 헝다와 협력을 재추진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바오넝과 차이나리소스가 불법적으로 담합한 점이 드러나면 처벌과 함께 주주 권한을 제한하기로 하자 바오넝이 또다른 파트너를 필요로 했다는 점이 헝다의 개입을 가져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완커는 자사의 적대적 인수를 막기 위해 선전메트로에 456억 위안(8조1천245억 원) 규모의 지분을 제공하고 선전메트로 자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바오넝과 차이나리소시스는 이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며 완커의 설립자 왕스(王石) 회장 등 이사진 12명 전원을 해고하려는 주총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인 차이나리소스가 민간 분야의 이권에 개입해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가 계속 지분 보유를 늘릴 경우 완커의 1대 주주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헝다의 매출은 1천331억 위안으로 완커의 1천955억 위안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자산 규모로도 헝다 7천750억 위안, 완커 6천100억 위안으로 두 업체가 합쳐질 경우 1조3천850억 위안(229조원)짜리 초대형 업체가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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