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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역사 독립군 임종국 선생을 만나다

[2016-09-01, 15:40:17] 상하이저널

그렇게도 무덥던 8월이 지나갔다. 한국이든 중국든 매스컴에서는 좋은 소식보다 흉흉한 소식이 더 기분을 가라앉게 한다.

 


'광복이냐? 건국이냐?' 해마다 오는 8월이건만 이번엔 이 이슈가 내게 새삼스럽게 와 닿았던 것은 조국을, 후대를 생각하는 세대가 된 것이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즈음에 우연히 인터넷상에서 조호진시인의 '역사 독립군 임종국'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경성사범대와 고려대에서 수학하고 시와 음악을 사랑했으며 문학평론가였던 임종국.

 

 그 우수한 두뇌로 이승만 정부시대 정치파동 휴전회담 등 어수선한 폐허에서 잠시 판검사가되 떵떵거리고 살아가겠다고 엉뚱한 꿈에 사로잡혔던 것을 부끄러워하고 생존 때문에 삶의 무게가 역사의 무게보다 더 무거울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이 삶의 뒷골목으로 숨었을 때 입신양면의 길보다 역사의 길을 택한, 가난과 병마와 외로움을 독립의 투지로 죽어가면서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린 재야의 사학자 임종국선생.

 

 

'친일인명사전' 펴낸 임종국 선생(1929~1989)


1959년 문화•예술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지만 친일파들의 추악한 행적을 발견하면서 친일파와 일제침략 연구를 하게 된다. 하루 10시간씩 며칠씩 밤을 새며(일제 침략사)를 집필하였는데 그때 일본의 오오무라 마쓰오, 미타야 세츠코 교수 등은 선생이 아버지 친일행적 까지 싣는 모습을 보고 문학자로도 역사학자로도 무서운 사람이고 존경한다며 침략했던 일본 학자로 자신들이 해야 할 연구를 선생이 감당하는 것에 반성하고 역사의 진실을 밝혀나갈 귀한 자료들을 보내주는 협력자이고 동지가 되었다. 부친과 스승의 친일행각도 역사 앞에 기록한 (친일 문학론)은 단순한 고발장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진실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선생의 여동생 임경화는 회고한다. 병들고 가난했지만 연구를 멈추지 않았고 죽기까지 민족과 역사를 위해 목숨 바쳐 연구하신 분. “이놈의 백성은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는 것에 미쳐있다. 책을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개 돼지가 된다”하시며 친일파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나라를 팔아먹고 역사의 주인공 독립운동세력은 말살되고 나라와 민족이 어떻게 되든 나만 잘살면 된다는 풍조가 만연하다며 누군가 해야 할 친일청산 선생께서 목숨까지 바쳐가며 민족과 역사를 위해서 하신 일로 민족정기가 새로 태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몇 년전 한 학생에게 물은 적이 있다.
"너 애국가를 아니?"
"난 국제학교를 다니는데 애국가를 알아 뭐해요?" 그때 적잖은 충격이었다. 내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받아드리지 못했는데 지금 그 아인 한국학교로 전학했고 지금은 애국가를 부르겠지? 또 얼마전엔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친구의 딸이 한국 역사를 알고 싶어 공부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려서 외국에 나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다며 지금 한국에서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를 알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뿌리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했다. 나 자신의 정체성뿐 아니라 가정 조국 건강하고 튼튼한 뿌리를 내려야 잎과 열매가 풍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친구의 딸아이는 견고한 뿌리를 찾고 자기의 주어진 일에 신념을 가지고 건강한 삶을 살 것이 분명하다.


역사를 무시한 삶은 잎만 무성할 뿐 뿌리를 내리지 못해 금새 쓰러질 수 밖에 없다. 진실하지 않은 삶이 어떻게 역사의 정의를 기록할 수 있겠냐며 자신의 삶을 진실하게 뜨거운 심장으로 살다 가신 인간 임종국선생. 선생의 수고가 헛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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