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출두하자 중국 언론들은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중국 CCTV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출발하여 서울 중앙지검에 도착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에 도착해 기자들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을 동시통역으로 전하기도 했다.
환구망(环球网)은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에 임했다고 전하며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된 대통령이자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들에 이어 네 번째 검찰 조사를 받는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봉황망(凤凰网)은 박 전 대통령을 두고 한국 국론이 분열되는 현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의 뿌리 깊은 정·경 유착 문제가 억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환구망은 ‘한국은 대통령 탄핵을 하고도 왜 끝까지 근절하려 하는가’라는 논평을 게재했다.
기사는 “한국의 촛불 집회 민심은 죄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박 전 대통령이 있어야 할 곳이 삼성동 자택이 아닌 감옥이라고 명백히 주장하고 있다”고 전하며 탄핵 후에도 누그러지지 않은 촛불 민심을 사회 전반에 쌓인 불만 정서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 속에서 느낀 한국인들의 절망이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분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어 불우한 가정사를 가진 박 전 대통령을 ‘공주’에 비유해 최근 일련의 사태를 한국판 ‘공주복수기’라고 칭하며 인물 캐릭터, 스토리 전개, 카메오, 시청률 면에서 기타 스토리를 압도하는 이 기상천외(吊炸天)한 드라마의 결말이 어떻게 끝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박 전 대통령은 무능하고 덕이 없으며 최순실에 의해 좌지우지 흔들려 결국 다른 사람을 해치고 자신을 망치고 한 나라를 곤경에 빠뜨렸다”, “한국 국민들이 계속해서 괴뢰도당(傀儡集团)을 철저히 응징하길 바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사필귀정이라는 교훈을 얻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부 누리꾼은 “국가와 국민에게 재난이 닥치니 이웃 나라에게 해가 된다”, “검찰 조사할 때 사드 배치 결정에 다른 의혹은 없는지 철저히 규명하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