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송 당국이 인기리에 방영됐던 중국판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儿)’ 2017 새 시즌 편성을 중단시켰다. 연예인 자녀의 과도한 방송 노출이 청소년 성장 발달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1일 중국 후난(湖南) 방송국이 ‘방송국위원회 교정 감찰 상황에 대한 통보’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 편성이 중단됐음을 알렸다고 4일 매일경제신문(每日经济新闻)이 전했다.
통보에 따르면, 후난 방송국은 곧 열리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예능 콘텐츠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바, 연예인 자녀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달 초만 해도 중국판 ‘아빠 어디가’의 새로운 방영처인 망궈TV(芒果TV)에는 프로그램의 새 시즌을 예고하며 출연자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중국 당국의 돌연 방송 금지 판정으로 출연자는 물론 제작사, 프로그램 애청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앞서 중국 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해 4월 ‘TV 스타 종합 채널 프로그램 관리 강화 통지’를 통해 이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의 수, 내용, 방영 시간 등에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통지는 미성년자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며 프로그램으로 스타 및 스타의 자녀가 과대 포장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어 지난 6일 광전국은 각 위성방송이 종합 채널로서 뉴스 보도 방침을 강화하고 교양 콘텐츠 프로그램 방송을 늘릴 것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후난 방송의 ‘아빠 어디가’ 방송 금지 처분은 이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2013년 처음 방영된 중국판 ‘아빠 어디가’은 현재 시즌4까지 방영됐으며, 당초 첫 시즌 타이틀 스폰서 비용 2800만(48억원)에서 지난 2015년 5억(865억원)까지 20배 가량 오르면서 중국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방증했다.
이번 당국의 조치로 일부 프로그램 애청자들은 아쉬움과 억울함으로 토로했으나 대다수의 누리꾼들이 “시청률만을 쫓으며 아이들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사라져야 한다”, “연예인 가족의 배를 불리는 프로그램으로 전파 낭비를 하진 말자”, “어렸을 때부터 과도하게 대중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불쌍했다”며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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