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보는 중국 사회현상
각 나라의 신조어는 그 나라가 처한 상황과 최근에 주목 받고 있는 사회 현상 등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신조어를 통해 중국의 사회 이슈에 대해 알아보자.
小目标(xiǎo mù biāo)
중국 완다그룹 회장인 왕젠린(王健林)이 <鲁豫有约>라는 프로그램에서 부자를 꿈꾸는 중국의 청년들에게 1억 위안을 벌겠다는 것처럼 도달할 수 있는 ‘작은 목표(小目标)’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한 말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생긴 신조어이다. 보통 사람은 꿈도 꿀 수 없는 1억 위안이라는 큰 돈이 왕젠린에게는 달성 가능한 작은 목표라는 것을 이용하여 현재는 어떤 사람에게는 쉽고 작은 목표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어려운 목표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周一综合症(zhōu yī zòng hé zhèng)
주이종허증(周一综合症)은 ‘월요 증후군’이라는 뜻으로 한국의 ‘월요병’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周二认命症(화요일 단념증), 周三亢奋症(수요일 흥분증), 周四倦怠症(목요일 권태증), 周五振奋症(금요일 회복증)처럼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蓝瘦香菇(lán shòu xiāng gū)
란쇼샹구(蓝瘦香菇)은 직역하면 파란색의 얇은 표고버섯이라는 뜻이지만, 발음의 비슷함을 이용한 언어 유희로 ‘괴로워 울고 싶다’라는 뜻을 가진 ‘난아이샹쿠(难受想哭)’와 비슷한 발음을 가져서 생기게 된 단어이다. 중국의 유명 SNS인 웨이보에 한 남성이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슬픈 감정을 표현하는 영상에서 슬프고 힘들다며 ‘难受想哭’를 반복해서 말했는데 방언으로 인해 ‘蓝瘦香菇’와 비슷하게 들려 유행하게 됐다.
裸(luǒ)
발가벗는다라는 뜻을 가진 ‘뤄(裸)’는 취업, 실업 등 사회문제로 고생하는 중국 청년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표현이다. 졸업은 했지만, 졸업장 외의 다른 스펙이 없음을 뜻하는 ‘뤄비(裸毕)’, 취업이 어려워 계획없이 대학원 석사과정 지원을 뜻하는 ‘뤄바오(裸报)’, 가진 것 없이 바닥부터 시작하는 창업을 뜻하는 ‘뤄촹(裸创)’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중국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준다.
十动然拒(shí dòng rán jù)
‘十分感动,然后拒绝了他’의 줄임말로, 감동했으나 거절했음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중국의 솔로데이인 11월 11일에 한 남학생이 212일 동안 16만 자의 편지를 써서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고백했으나 거절당한 사연이 매체를 통해 퍼지면서 ‘스동란쥐(十动然拒)’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高富帅(gāo fù shuài),白富美(bái fù měi)
완벽한 남성과 여성을 칭할 때 쓰이는 말이다. 한국의 엄친아, 엄친딸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오푸솨이(高富帅)’는 키가 크고 돈이 많으며 잘생긴 중국의 이상적인 남성상을 반영하고 있다. ‘바이푸메이(白富美)’는 피부가 하얗고 돈이 많으며 예쁜 중국의 이상적인 여성상을 보여 준다.
打酱油(dǎ jiàng yóu)
본래 ‘다장요우(打酱油)’는 ‘간장을 구입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2008년 중국 광저우방송사에서 지나가는 한 남성에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캔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물었을 때 ‘나와는 상관없다. 나는 그저 간장을 사러 나왔다(关我鸟事,我是买酱油的)’라고 답한 것이 이슈가 되어 현재는 ‘자신과 상관없다’, ‘오리발을 내민다’ 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低头族(dī tóu zú)
디토우족(低头族)는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중국의 현대인들을 일컫는 용어이며, 디토우(低头)는 고개를 숙인다는 뜻이지만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모습을 뜻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 증가와 함께 디토우족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엄지족’과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는 디토우족은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해마다 늘어나는 주변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스마트폰 중독 등 각종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抠抠族(kōu kōu zú)
커우커우족(抠抠族)은 쿠폰을 뜻하는 커우췐(抠券)에서 유래된 단어로, 최대한 돈을 절약하며 이를 위해 쿠폰도 함께 모으는 젊은 소비계층을 뜻한다. 커우커우족은 자신의 경제적 상황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소비를 실천하며, 월급이나 돈을 저축하지 않고 바로 쓰는 위에광족(月光族)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합리적으로 돈을 지출하며, 아껴 쓰고 모아 낭비를 최소화한다. 커우커우족의 등장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자유롭게 소비하지 못하게 된 청년들이 자연스레 절약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拼爹(pīn diē)
핀디에(拼爹)는 붙인다는 뜻의 핀(拼)과 아버지라는 뜻의 디에(爹)를 합친 단어로, 아버지와 견줄만한 능력을 가진 청년들을 뜻한다. 이는 자신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우월한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지닌 아버지를 두는 것보단 못한 상황을 풍자하는 의미로 쓰이인다. 핀디에에 해당하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70后(70년대생)에겐 저금이 있고, 80后(80년대생)에게는 대출이 있으며, 90后(90년대생)에게는 아버지가 있다”라는 말이 유행하며 이들이 성공한 아버지를 두는 것을 동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啃老族(kěn lǎo zú)
컨라이족(啃老族)은 독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며 생계를 의탁하는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캥거루족’, ‘리터루족’과 같은 의미로 쓰이며, 극심한 취업난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인해 부모에게 의지하는 젊은이들이 주로 컨라이족에 해당한다. 수년간의 경기침체로 인해 컨라이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는 중국 청년 세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부담 또한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剁手族(duò shǒu zú)
둬수족(剁手族)는 손을 자른다는 뜻의 둬수(剁手)에서 유래된 단어로, 손을 자르고 싶을 정도로 쇼핑에 중독된 소비계층을 뜻한다. 최근 인터넷 쇼핑이 발달하면서 더욱 편리하게 물품을 살 수 있게 되었고, 쉬운 구매 방법과 저렴한 가격, 각종 할인 혜택으로 인해 둬수족에게 충동구매와 쇼핑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 됐다.
학생기자 손예원(NAIS Y13)/조민서(상해한국학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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