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사... "중국은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
노영민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10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언론은 일제히 노영민 대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10일 경제참고망(参考消息网)은 지난 4일 한국에서 가졌던 노 대사와의 사전 단독 인터뷰를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지 몰라도 ‘친중파’로 대표되는 노 대사는 최근 중국 관련 발언으로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노 대사는 “사드의 탐사 레이더가 중국 대부분의 영토에 미치는 데 중국 입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마트의 중국 퇴출은 사드와 무관하다”, “롯데는 사드폭풍 이전부터 문제가 적지 않았다”는 등의 폭탄 발언으로 보수 세력의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야당대표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사”라고 비난하며, 그의 지위를 박탈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4일 경제참고망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사드로 불거진 갈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신념을 내비쳤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중국 시인 두보의 시 ‘춘망(春望)’의 시 두 구절을 자필로 써 내리며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흰 머리털 긁을수록 자꾸만 빠지나니, 이제는 비녀도 꽂지 못하겠구나)”
그는 시인 두보가 이 시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나라와 국민을 염려하고, 사모하는 정과 역경 속에서 평화로운 미래의 삶을 지향하는 모습"이 자신의 심경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또한 한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현 시점에서 ‘창조와 건설’을 강조했다. 양국은 어려운 현 상황에서 창조적인 노력을 발휘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힘써야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친중파’ 발언으로 한국 여론의 맹렬한 공격을 받은 데 대해서는 “나는 중국이 좋다. 대학 시절부터 중국에 관심이 많고, 매우 심도 깊게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서 “양국은 운명공동체이자, 이웃이다. 미국이 ‘우리의 친구’라면 중국은 ‘우리의 이웃’이다. 한국 속담에 이웃은 가족과 같다고 했다. 혈연으로 맺어졌다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첨예한 화두인 사드 문제에 관해서 그는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 북한 핵위협에 대비한 자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드가 중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하는 조치라는 것은 양국 간 인식의 차이”라면서 “외교정치상의 노력과 기술상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기술상의 확인’이라는 것은 사드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전에 사드 레이다 탐사거리는 800km로 문제될 게 없다고 언급하며, 기술상의 설명으로 중국의 우려를 잠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언급한 ‘구동이화(求同化异: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되, 이견이 있는 부분까지 공감대를 확대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이웃으로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양국간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회복’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의 문화, 역사, 철학에 대한 공부를 더 해나갈 것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강한 애착을 표명했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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