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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缤果盒子)' 1호점 탐방

[2017-10-26, 17:40:40]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어제 밤 야근한 A씨, 출근길에 커피 한 캔을 사기 위해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굳게 잠겨 있는 편의점 문, 그리고 QR코드를 스캔하라는 문구.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한 후 간단한 등록 과정을 거치고서야 편의점 문이 열렸다. 조금은 수상한 이 편의점, 이곳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무인 편의점 ‘빙고박스’다.

 

 

 

빙고박스’ 넌 누구냐?
요즘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빙고박스”는 2013년 “빙고과일”(缤果水果)이라는 O2O 과일 전자상거래가 2016년 사업을 확장하며 생긴 신개념 스마트 무인 편의점이다. 그 해 8월 광저우를 시발점으로 상하이, 항저우, 베이징 등 22개 성(省)에 현재 158개 점포를 오픈했다. 지난 달 기준 하루 평균 매출액 2000위안을 달성하며 고공행진중인 빙고박스의 탄생배경에는 중국의 인건비, 중국의 무인 기술, 모바일 결제 기술 등이 자리하고 있다.

 

빙고박스 vs 일반 편의점
빙고박스는 2017년 7월까지 상품 도난 방지 기술, 상품 인식 기술 등 16개 항목에 있어서 특허를 얻어내며, 우선 기술적으로 일반편의점과 차별화를 두었다. 운영 비용에 있어서도 일반편의점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일반 편의점은 한 달에 1만 5000위안(257만원)이 드는 반면 빙고박스는 2500위안(43만원)으로 점포 유지가 가능하다.
처음 점포를 차릴 때 드는 비용도 빙고박스가 일반편의점의 80% 수준이다. 게다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하루 영업액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난다. 일반 편의점은 매출이 2500위안 이상 되어야 이익이 나지만, 빙고박스는 300위안이면 충분하다. 한 마디로 빙고박스의 ‘완승’이다.   

 

<빙고박스와 일반 편의점의 한달 운영 원가>

 

<하루 매출액 비교>

 

직접 가본 빙고박스 항저우 1호점
올해 8월 28일에 항저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빙고박스는 제11차 G20 정상회담 때 주 회의장으로 사용되었던 항저우박람회센터(杭州博览中心)에 위치하고있다. 항저우에서 유학하는 필자가 직접 빙고박스에 가보았다.

 

-빙고박스 입장 전
도착해보니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간단한 등록을 거쳐야 문이 열리는 시스템이다. 우선 QR코드를 스캔하면, 빙고박스의 웨이신공중계정(微信公众号: 웨이신 회원 중 개인 혹은 기업에서 신청 후 사용할 수 있는 대중 플렛폼으로, 현재 많은 기업들의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이용되고 있음)으로 연동된다. 그리고 핸드폰의 번호를 입력한 후 문자 본인인증만 하면 문이 자동적으로 열리며 입장이 가능하다.

 

 <빙고박스에 입장하기 위한 QR코드>

 

-빙고박스 입장 후
빙고박스 입장에 성공했다면, 이제 물건을 고르면 된다. 성인 남자 둘이 통로에 서있으면 꽉 찰 정도의 좁은 공간이지만 왁스, 비누 등 생활 용품부터, 다양한 간식, 심지어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까지 진열되어 있다. 파는 물건은 여느 편의점과 큰 차이는 없다. 다른 점을 꼽자면 모든 상품 겉면에 붙어있는 하얀색 스티커. 이것은 제품 자동화 식별을 위한 RFID칩(무선 주파수를 이용하여 물건이나 사람 등과 같은 대상을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 으로써, 빙고박스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이 칩이 부착된 상품을 계산대에 올려 놓으면 상품 정보가 뜨는 원리다. 상품 정보를 확인 한 후에는 모바일 결제를 통해서만 계산이 가능하다. 이미 모바일 결제가 일상인 중국인들에게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부분이다. 성공적으로 결제가 끝난 후 문이 열려 나갈 수 있다.
  

<모든 상품에 붙어 있는 RFID칩> 

 

 <빙고박스 내부> 

 

   <계산대에 올려놓은 과자> 

  

 <상품 자동인식을 통해 결제기에 뜬 상품 정보>

 

도난의 위험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실제로 지난 9월 시안(西安)에 위치한 빙고박스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결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문이 잠겨 나갈 수 없다. 하지만 실명인증을 거쳐서 들어간 구매자가 별도의 결제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구매자가 문을 나설 때 뒤따라 빠져 나와버린 것. 결제가 되지 않은 상품이 박스 밖으로 나가자 빙고박스 측은 이 사실을 포착했고, 인증이 된 웨이신 계정을 통해 해당 구매자에게 통보해 상품값을 받아냈다. 이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실명인증을 거친 후 도둑질을 한 바보도둑이다’, ‘깜박해 결제를 안하고 나간 것이 아닐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빙고박스 측은 안면인식, CCTV 녹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난방지에 더 힘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미결제 상품이 박스 밖으로 나갈 시 경보가 울리며 직원에게 통지가 된다(빙고박스 홈페이지)>

 

학생기자 이인재(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사진_만토우(blog.naver.com/666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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