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중국의 일부 대학에서는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선양약업대학(沈阳药科大学) 공청단(共青团:공산주의 청년단)은 교내 ‘크리스마스 이브’ 및 ‘성탄절’ 등의 각종 행사를 금지한다고 통지했다.
중국 문화예술 정보 사이트 도우반닷컴(douban.com)은 17일 최근 선양약업대학 공청단이 성탄절을 비롯한 서양 종교 프로그램과 관련된 활동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통지문은 “최근 서양 문화와 관련된 각종 상업 목적의 광고와 그릇된 인터넷 여론의 영향을 받아 일부 청년들이 맹목적으로 서양 기념일을 따르고 있다”면서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와 ‘성탄절’ 등의 서양 종교 행사가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의 문화 자신감을 확대, 수립하고, 서양 종교 문화의 침투를 스스로 깨달아 저지하기 위해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를 금지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크리마스 관련 행사 금지령을 내린 학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3년 전 시베이대학현대대학(西北大学现代学院)에서도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를 금지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학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모든 학생들에게 ‘중화전통 문화선전 프로그램’을 관람할 것을 요구했다. 3시간 분량의 관련 선전물을 관람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벌점이 부여됐다.
당시 대학 캠퍼스에는 “저속한 서양문화를 반대한다”, “서양 문화의 확장을 저지한다”는 등의 현수막이 붙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후난의 한 대학교 학생들은 중국 전통복을 입고 크리스마스 이벤트가 열리는창샤(长沙) 타이핑가(太平街)를 찾아 ‘성탄절을 저지한다’는 표어를 들고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서양 축일은 금지하면서 서양의 돈 되는 모든 상품은 카피한다”고 비꼬았다.
이종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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