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중국인 대학생 기숙사, 강제로 전기 차단?

[2018-01-24, 11:06:34] 상하이저널

 

드디어 끝이 보이는 기말고사기간. 작년 기출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중국인 친구 A의 말에 서둘러 받아 보기로 했다. 그 날 저녁 기출문제를 받기위해 A의 기숙사를 방문했다. 하지만 복도에서부터 느껴지는 으스스한 분위기. 감옥 안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방안에서 만난 A는 기출문제를 건내 주며 씩 웃었다.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어 기숙사를 빨리 나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던 그 순간, 방안의 모든 전기가 차단되며 어둠으로 물들었다. 공포에 떠는 내 모습을 보며 A는 하염없이 웃기 시작했다. 이 기숙사에는 귀신이라도 사는 것일까? 


<저장대 중국인 기숙사 복도>

 

 


 

그것의 정체는?


저장대학교는 중국인 기숙사와 유학생 기숙사 건물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위치적 차이를 배제하고도 입주가격, 화장실 시설, 방 내부구조 등 많은 부분이 다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을 꼽자면 단연 ‘똰띠엔(断电) 제도’일 것이다. ‘똰띠엔’은 중국어로 ‘전기가 끊기다’라는 뜻으로 기숙사 내 전기가 강제로 끊기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 저장대를 포함한 중국의 베이징대, 칭화대, 푸단대 등 각지의 대학에서 실행 중에 있다.

 

대학교 기숙사에서 전기를 진짜 차단한다고?


저장대의 경우 전기 차단시간은 매일 밤 11시 35분부터 다음 날 새벽 6시 30분까지 총 6시간 55분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1년 365일 내내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5월부터 이 제도가 적용되지만 단, ‘3일연속 32도 이상 지속 되었을 시’ 라는 조건이 붙는다. 예외없이 적용 되는 것은 국경절 연휴가 끝나는 10월 초 중순부터 시작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방학기간을 제외한다면 학교에서 보내는 절반이상의 시간을 이 제도와 함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이와 같은 제도에 순응만 하고있는 것일까? 그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저장대 월별 전기 차단제도 적용 현황>

 

 

그들의 속마음


만토우는 저장대 중국인 대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1월 9일부터 1월 14일까지 총 6일동안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의 첫 번째 질문은 “강제 전기차단 제도에 대해서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였다. 결과는 ‘합리적이다’ 50명(25%), ‘불합리적이다’ 150명(75%)으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학생이 정확히 3배 많았다.

 
<강제 전기차단제도 관련 설문조사>

 

 

두 번째 질문은 ‘합리적이다’, ‘비합리적이다’ 라고 선택한 응답자들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합리적이다’ 라고 답한 50명중 35명(70%)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 6명(12%)은 ‘이미 습관이 되서’, 5명(10%)은 ‘안전상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서’, 나머지 4명(8%)은 ‘기타’에 응답했다. 그렇다면 ‘불합리하다’ 로 응답한 학생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150명 중 절반 이상인 80명(53.33%)은 ‘밤새 공부하기에 불편해서’라는 이유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적지 않은 수인 55명(36.67%)의 학생들은 ‘온풍기를 사용할 수 없어서’, 10명(6.67%)은 ‘기타’, 5명(3.33%)은 ‘게임을 할 수 없어서’라는 의견을 보여주었다.

 
 <강제 전기차단제도 관련 설문조사>

 

 

 

돤뎬(断电), 넌 내 공부를 막을 수 없지!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수많은 학생들은 ‘밤새 공부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돤뎬(断电)을 꺼려했다. 평소 저장대의 빡빡한 학사일정을 고려하면, 늦은 시간까지의 공부는 다소 불가피하다. 게다가 시험기간이 다가올수록 공부량은 더욱 많아진다. 그렇다면 이들은 똰띠엔 후 어떠한 방식으로 공부할까? 크게 두 가지 방식이다. 첫 번째는 방 안에서 ‘충전식 스탠드’를 이용하는 것이다. 충전해 놓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교측도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두 번째는 학교 근처 ‘카페’에 가는 것이다. 학교의 똰띠엔 상황을 잘 아는 근처 카페들은 대부분 24시간으로 운영된다. 특히 시험기간엔 새벽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카페에서 공부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도대체 왜 굳이?


대다수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는 이 제도를 감행하는 이유는 뭘까? 학교 측에서 제시한 이유는 총 3가지이다. 첫 번째는 ‘학생들의 더 많은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고등학교와 별 다른 바 없이 빡빡한 학사일정을 보내는 중국대학의 특성상 ‘강제적 휴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 사이의 조화를 위해서’이다. 기숙사에는 아침형 인간부터, 저녁형 인간까지 다양한 생활습관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생활한다. 따라서 수면시간만큼은 서로간 배려하자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자원 절약’이다. 장시간의 전기를 차단함으로써 국가 친환경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것이다.
  

학생기자 이인재(저장대 시장마케팅학과)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춘절 귀향길에 들고가는 '上海 대표 간식'은? hot 2018.02.03
    중국 최대 명절 춘절, 귀향길에 오르면서 상하이에서는 어떤 특산물을 챙겨 갈까? 설맞이 선물로 건네기에 손색이 없는 상하이만의 독특한 특산 요리를 소개한다. 1...
  • [중국법] 법원소송 중 증인의 출석의무 2018.01.26
    Q 북경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A와 B는 거래상의 다툼이 생겨 소송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그 거래를 중개한 C에게 ‘증인으로 나와 달라’는 법원의 소환장이 왔습..
  • [중국법] 변호사 보수의 소송비용 산입 2018.01.25
    [중국법 이럴땐 이렇게]Q B는 A가 북경에서 경영하는 금속제품 제조공장에서 작업도중 기계 작동불량으로 우측 손목을 절단 당하는 재해를 입었습니다. 산재보상금을...
  • 이빨로 밧데리 깨물었다가 '펑~' hot 2018.01.24
    최근 중국에서 휴대폰 밧데리를 이빨로 깨물어 폭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이트에 게재된 동영상에는 한 남성이 휴대폰 매장에서 휴대폰을 고르는 모습이 담겨있..
  • [1.24] 상하이 연내 자유무역항구 건설 hot 2018.01.24
    중국은 지금… 2018년 1월 24일(수)상하이방닷컴 shanghaibang.com   1. 상하이 2018년 자유무역항구 건설 GDP 3조위안시대에 진..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3.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4.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5.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6.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7.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8.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9.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10.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경제

  1. 추락하던 마오타이, 가격·주가 일제히..
  2. 中 세계 최초 주1회 인슐린 사용 승..
  3. OpenAI 중국 지역에 서비스 중단..
  4. 글로벌 1분기 명품 매출 1~3% 감..
  5. 中 일주일새 시골 은행 40곳 줄어…..
  6. 시가총액 9조 하이난항공, 하루 만에..
  7. 베이징, 첫 주택 선수금 30→20%..
  8. 자싱 경제개발구 혁신투자그룹, 저장성..
  9. 동남아로 눈 돌리는 中 반도체 기업…..
  10. 10대 증권사가 바라보는 하반기 A주

사회

  1. 만원클럽, 2년간 장학금 132만元..
  2. 中 여성에 수면제 먹인 뒤 성폭행한..
  3. 上海 한국 미술인들 '상해한국미술협회..
  4. 쑤저우 셔틀버스 칼부림 막은 中 여성..
  5. 中 청소년 배드민턴 국가대표, 경기..
  6. 다종뎬핑, 올해 '필수 맛집'은 어디..
  7. 中 입국하면 즉시 휴대폰 불심검문?..
  8. 전국적으로 수포성 전염병 비상
  9. 판다 기지에 애완동물 몰래 동반한 관..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43] 줄리언 반스..

오피니언

  1. [김쌤 교육칼럼] 다시 진로교육을 생..
  2. [상하이의 사랑법 14]사랑이 식었을..
  3. [금융칼럼] 중국银联 ‘유니온페이’..
  4. [무역협회] 신흥 산업 발전, 중국이..
  5. 2024 화동조선족주말학교 낭송·낭독..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