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무역분쟁, 점입가경
세상 일이 어디로 갈지는 하느님만 안다. 중미 무역분쟁이 협상이 잘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트럼프의 특기인 막판 뒤집기로 엎어졌다. 미국이 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하자 중국도 이에 맞서 맞불을 놓은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오랜 만에 강적을 만났다. 과거 30여년간 G2였던 일본은 단 한번도 미국에 대든 적이 없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시진핑 집권 이후 5년간 미국에 대해 할 말 다하고 살았지만 미국이 화끈하게 중국을 견제한 적이 없다. 혼내주겠다는 큰소리만 쳤지 결과는 오바마 시대나 트럼프 시대나 마찬가지였다.
트럼프의 미국, G2중국 죽이기를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다. 트럼프 취임 초 중국에 45% 관세부과, 환율조작국 지정을 들과 나왔지만 흐지부지됐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이긴 듯 하지만 중국에서 건진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11월 중간선거 앞 둔 트럼프, 중국을 다시 건드렸다. 25% 관세부과를 공언하고 1000억 달러 무역흑자를 축소하고 2020년까지 총 2000억 달러를 줄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만만치 않다. 미국이 500억 달러 관세부과를 하겠다니까 중국도 500억달러 관세를 때리겠다고 맞받아쳤다.
그리고 북미회담 전에 중국이 다롄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하면서 김정은-트럼프회담에 중국이 영향을 미쳤고 북미회담 후에는 김정은이 다시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회담결과를 공유했다. 중국, 중미통상 협상에 ‘북한카드’를 써 협상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열 받은 트럼프 중국 배후설을 언급하면서 대중 추가제제를 시작했다.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중국의 제조강국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를 견제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5G통신장비업체인 ZTE에 대해 향후 7년간 반도체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2차 중미통상협상 이후 중미 양국의 협력이 가닥을 잡아가는 듯 했는데 갑자기 미국이 500억달러의 관세부과를 결정한 것이다. 뒤집기의 명수 미국, 막다른 절벽에서 협상하는 트럼프의 전술이 또 나온 것이다.
‘늘공’과 ‘어공’의 몸싸움, 11월에 결판 날 가능성
지난해 45% 관세부과에도 눈도 깜짝하지 않던 중국, 25% 보복관세에 겁먹고 미국에 무릎을 꿇을까? 환구시보 사설에 답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더러운 탁자를 닦아 주는 걸레가 아니다” 그리고 1000억 달러 무역흑자 뺏어가려는 데 "미국 네가 우리 살점 한 점 떼 갈려면 너도 앞이 한 줄은 나가야 될 것”이고, "미국이 중국인 1000명을 죽이려면 미국도 800명은 죽어나가야 될 것"이라고 썼다. 중국, 이젠 말 못하는 머슴이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해 중국기업의 미국 지적재산관련 기업의 M&A금지, 중국산 첨단제품에 25% 관세부과를 결정했지만 중국은 선거 앞둔 트럼프의 표밭, ‘FAM(농업/자동차/방산)’벨트를 폭격할 것이다. 미국은 첨단제품 수입규제, 중국은 농업제품, 자동차, 비행기를 서로 수입 규제하면 누가 이길까?
이번 통상마찰, 4년 임기의 어쩌다 공무원 ‘어공’, 트럼프와 늘 공무원이었던 ‘늘공’, 시진핑의 힘겨루기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고 초조하면 지는 것이다. 4년 임기에 표에 목숨 거는 ‘어공’ 트럼프는 지금 지지율이 낮아 초읽기에 몰렸다. 당장 눈앞의 성과가 급하다.
그래서 합의한 약속도 뒤집고 무리한 정책도 우선 하고 보는 것이다. 당장은 미국이 이기겠지만 트펌프의 11월 중간선거는 보장 못한다. 중국의 보복이 집중될 ‘FAM’ 벨트지역은 트럼프의 표밭인데 이 지역이 쑥대밭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중국이 보복관세 매기면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보복관세 매기겠다고 으름장이지만 그렇게 되면 거의 모든 중국산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형국이 된다. 문제는 3.2억명의 거대한 인구가 쓰는 일상용품을 세계 최저가로 공급할 국가가 중국 외에 있다면 성공이지만 없다면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만 가벼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1.1조달러의 미국정부 국채를 가진 미국정부 최대의 채권자이다. 수틀리면 보유국채 매각을 통해 미국정부의 국채발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올해, 중국 신성장산업시대 원년 가능성
중미간의 무역분쟁에서 중국이 이번에 확실히 깨달은 것이 있다. 파는 놈이 강자가 아니라 ‘사는 놈이 강자’라는 것이고 남의 물건 아무리 만들어 주어 봤자 결국 머슴이라는 것이다. ‘기술’이 없으면 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금융’이 약하면 제조업이 아무리 강해도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것이다.
중국, 중미 무역분쟁 터지고 나서 바로 시작한 것이 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이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우한메모리반도체를 방문한 뒤 반도체산업 육성을 지시하고 바로 3000억 위안, 51조원짜리 반도체 육성펀드를 만들었다.
중국이 미국보다 잘하는 공유경제, 인터넷, 모바일 관련분야의 신성장기업에 대해 특례상장(Fast Track)을 통해 조기 상장시켜 거대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 시키고 해외에 나가 있는 중국의 대형 인터넷기업도 예탁증서(CDR)방식을 통해 대거 국내로 불러들인다는 전략이다.
자본주의에서 국부를 창출하는 방법은 애덤 스미스의 ‘분업이론’, 데이비드리카도의 ‘무역이론’, 조셉슘페터의 ‘기술혁신이론’에서 나오는 분업, 무역, 기술혁신의 3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은 이미 분업과 무역에서는 수확체감의 단계에 있다.
그래서 중국은 이젠 기술혁신에 집중한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중미 통상전쟁을 계기로 기술혁신과 신성장산업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시가총액 10억달러 이상의 가치평가를 받는 유니콘기업 164개 기업에 대해 특례상장(Fast track)조항을 신설해 상장시킬 예정이다. 중국 이 제도를 통해 이미 중국 최대의 배터리 업체인 닝더시대(宁德时代)가 상장했다. 세계최대의 전자제품 OEM생산업체인, 애플의 전 제품을 OEM하는 팍스콘(富士康)도 통상 2년이상 걸리는 상장절차를 36일만에 통과해 IPO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굴뚝산업의 나라 중국이 이젠 신기술 성장산업의 상장천국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미 통상전쟁이 아이러니 하게도 중국의 2018년을 신성장산업 발전의 원년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
한국 금융업계에서 25년 일했다. 대우증권 상무, 한화증권 전무이사를 지냈다. 북경의칭화대 경제관리학원(석사), 상하이의 푸단대 관리학원(석사•박사)에서 공부했다. 한화상해투자자문, 상해 총영사관 경제금융연구센터 초빙연구위원,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을 지냈다. 금융기관, 정부, 기업체, 대학CEO, MBA, EMBA과정에 중국경제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네이버금융란에 중국경제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면 누적 조회수가 450만 명 이상인 중국경제금융분야 인기 칼럼리스트다. <5년후 중국:2012>, <금융대국 중국의 탄생:2010>, <중국 금융산업지도:2011>, <중국은 미국을 어떻게 이기는가:2011> 등의 저역서가 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bsj7000
bsj7000@hanmail.net [전병서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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