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태국 푸켓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로 중국인들이 태국 정부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누리꾼을 중심으로 태국 여행 보이콧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지난 5일 푸껫 인근 해역에서 선박이 전복돼 중국인 관광객 47명이 숨진 사고로 중국인들의 태국 호텔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푸켓 지역에서만 7~8월 호텔 예약 중 7300여개의 객실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태국 여행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지난 9일 쁘라윗 태국 부총리가 이번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중국인으로 돌린 데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앞서 쁘라윗 부총리는 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번 선박 사고로 사망한 40여 명의 중국 관광객의 여행사는 중국인 소속이며 해당 여행사는 불법으로 운영되는 ‘0위안 단체’”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 원인에 대해 “기상청의 경고를 무시하고 바다로 나간 중국 소유 여행사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쁘라윗 부총리의 기자회견 장면이 중국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거센 논란이 일자 지난 10일 쁘라윗 부총리는 즉각 사과의 입장을 발표했다. 태국TV 앵커는 뉴스 방송 중 선박 사고에 대한 부총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를 하기도 했다.
타이난호텔업 협회 꽁싸 회장은 “선박 사고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 행렬은 오는 9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태국 관광 시장의 ‘큰 손’으로 매년 1000만 명 이상이 태국을 방문하고 있다. 푸껫에는 매년 3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이 1500억 바트(5조 850억원)에 달하는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관광체육부 뿐빠누 상무차장은 “최근 선박 사고로 중국인 관광객이 태국 여행에 갖는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며 “태국 정부는 관련 사건을 신속하고 완전히 해결해 이들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인의 돈을 벌어먹고 중국인의 죽음을 비웃다니, 태국 정부와 태국인들 너무 뻔뻔한 것이 아니냐”, “중국인을 환영하지 않는다면 안 가면 되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태국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중국 정부는 모든 태국 여행 상품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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