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디(美的), 하이얼(海尔), TCL 등 중국의 대형 가전업체가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 인도로 진군하고 있다.
제일재경(第一财经)은 3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메이디가 135억 루피(2092억 5000만원)을 투자한 메이디 과학기술원(美的科技园)의 기공식이 열렸다고 4일 보도했다.
메이디 과학기술원은 27만 평방미터 규모로 오는 2020년부터 운영되며 현지에 2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원에는 3대 생산 공장이 지어지며 5년 내 가전 제품, 온풍기, 에어컨 실외기(압축기) 등을 이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이디 과학기술원 완공 뒤 메이디는 현지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온수기 각 50만 대, 가정용 에어컨 150만 대, 상용 에어컨 25만 대, 에어컨 압축기 450만 대의 연 생산 능력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또 다른 대형 가전업체 하이얼도 최근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다. 하이얼은 지난 2004년 처음 인도에 진출한 뒤 생산 공장, 공업원 등을 세우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인도 푸네 하이얼 공업원은 같은 해 하이얼의 인도 매출이 40% 급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TCL도 인도 시장의 거대한 잠재력을 간파하고 투자를 쏟고 있다. 올해 상반기 TCL 텔레비전의 인도 시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TCL 그룹의 리동성(李东生) 회장은 앞서 “TCL은 이후 인도에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인도 가전 시장 규모는 7000억 루피(10조 8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수량으로 보면 에어컨 600만 대, 냉장고 1300만 대, 세탁기 800만 대, 정수기 700만 대, 온수기 400만 대에 달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셈이다. 또한 인도 가전업 성장률은 매년 6~7%를 기록하고 있어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가전제품 수출입상회 저우난(周南) 협회장은 “인도는 13억 인구에 중국과 비슷한 GDP 성장률로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인도는 세계 무역전쟁에서 벗어나 있고 최근에는 전국 소비세를 통일, 도시화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중 무역 전쟁을 겪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현재 해외 시장의 다원화가 시급하다”면서도 “중국 기업들은 인도의 연방제, 관련 법률, 언어∙물류적 장애, 보호무역주의 등의 어려움을 잘 파악하면서 인도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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