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안후이(安徽)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를 억제하라는 연설을 한 사실이 알려져 현지 누리꾼들 사이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안후이 쓰현(泗县) 위챗 공식계정에는 지난 24일 황쉬전(黄圩镇) 중심학교에서 진행된 ‘서양 절기 억제, 나부터 시작하자’는 주제의 사상교육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강연은 최근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서양의 절기를 좇는 세태를 경계하고 중국의 역사를 되돌아 보자는 차원에서 열렸다. 특히 마오저둥(毛泽东) 주석 탄생 125주년이 되는 특수한 시기에 학생들의 인생관, 가치관, 변별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해당 교육을 진행하게 됐다고 교장은 밝혔다.
강연에는 마오저둥 주석의 생애와 그의 업적을 기리는 내용을 비롯해 ‘크리스마스는 중국인의 치욕’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편전쟁부터 8개국 연합군이 중국을 침략한 일까지, 중국 근대사를 돌이켜보면 일본군을 제외한 모두가 기독교인들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860년 10월 18일부터 1860년 10월 21일, 기독교인들인 영국 연합군이 베이징을 공격한 후 선진 시기부터 당송 시기의 유적지를 앗아갔다고 강조했다.
또 1900년 8개국 연합군이 원명원을 불태우고 명승 고적지를 훼손한 사실도 언급했다. 특히 들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중국에서 학살, 방화를 일삼고도 크리스마스 당일 모든 행위를 무죄로 정당화시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교장은 이번 사상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상을 바로 하고 정확한 인생관, 가치관을 확립하며 서양 문화에 대해 바르게 받아들일 것이라 믿는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해당 교육의 연설문이 공개되자 중국 리꾼들은 첨예한 찬반 논쟁을 벌였다. 가장 많은 공감수를 얻은 댓글은 “국가의 원칙은 (크리스마스를) 장려하지 않는 것이다. 한 학교의 교장이 자신의 견해를 가질 수는 있으나 학교의 이름으로 이 같은 원고를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였다.
하지만 다수의 누리꾼들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인도하는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하다”, “훌륭한 교장 같아 보인다”, “학부도 이 같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애국주의 교육은 학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교장의 행동을 지지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공개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억제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교장 말대로 모두 억제해야 하는 거면 영어 교육도 거부해야 하지 않나”, “양력도 억제하고 음력으로 바꿔야 하는 건가”라며 반대의 의견을 냈다.
이민희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