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이 젓가락으로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희화하는 광고를 공개해 동양 문화 전체를 비하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9일 환구시보(环球时报)는 최근 뉴질랜드에서 출시된 신제품 ‘베트남 치킨 스파이시 버거’ 광고가 동양인들의 젓가락 문화를 비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에는 커다란 젓가락으로 햄버거를 먹는 서양인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담겼다. 이들은 커다란 젓가락 한 쌍을 양 손에 하나씩 들고 위태롭게 햄버거를 집었다. 이 장면은 마치 ‘젓가락으로 햄버거 먹기’라는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미션을 풀어내는 것처럼 보여진다. 이는 앞서 아시아계 여성이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으려다 잘 되지 않자 손으로 집어먹는 광고를 내보내 논란이 된 돌체앤가바나 광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버거킹 광고를 본 아시아인들은 불편한 기색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아시아 누리꾼들은 “뉴질랜드에 아시아인들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이 광고는 누가 생각해낸 것이냐”, “얼마 전 돌체앤가바나 논란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이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런 일이 터지다니 믿을 수가 없다”, “2019년도에도 공공연하게 이런 광고가 나오다니”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일자 버거킹은 즉시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버거킹은 “(아시아) 지역 사회의 기분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입장을 밝힌다”면서도 “이 광고는 버거킹이 추구하는 다원화 및 관용 브랜드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몇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동양의 젓가락 문화를 공개적으로 열등하고 미개한 원시적 도구로 묘사하는 것은 서양 일부 대기업들의 우월주의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1년새 이 같은 일이 벌써 두 번째 반복된 것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버거킹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젓가락 문화 비하 광고로 중국 누리꾼들에게 보이콧을 당해 당초 예정된 상하이 패션쇼가 취소됐다. 당시 돌체앤가바나 창립자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가 직접 중국어로 사과하는 영상을 촬영해 사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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