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스위스에서 첫 선을 보인 이케아의 가구 대여 서비스가 내년 중국 시장에도 제공될 전망이다.
8일 계면신문(界面新闻)에 따르면, 이케아는 최근 시범 운영 중인 가구 대여 사업을 내년까지 전세계 30개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제공 시장에는 중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프랑스, 독일 등이 포함됐다.
이케아의 가구 대여 사업은 지난 2월 스위스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됐다. 초반에는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사무실 가구, 용품 등을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고 네덜란드 시장으로 이어지면서 고객층이 학생까지 확대됐다.
네덜란드 시장에서 이케아는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와 협력해 월 30유로(3만 8500원)에 침대, 책상, 식탁, 의자 등의 가구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사업 모델은 폴란드 시장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가구 대여 시범 사업이 도입된 지 두 달 만에 이케아가 해당 사업을 전세계 30개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을 밝힌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변화가 빈번한 젊은 층에게 가구는 더 이상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지난 2015년 이후 이케아의 성장률이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케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5% 증가한 370억 유로를 기록했으나 순이익은 무려 4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의 임대 시장은 현재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롄자(链家) 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중국 임대 시장의 거래액은 3조 위안, 임대 인구는 2억 3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30년에는 임대 거래 규모가 4조 6000만 위안, 임대 인구 2억 70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기존 중국 현지 임대 가구 기업의 행보로 비추어 볼 때 이케아의 가구 임대 서비스의 중국 시장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서 지난 2017년 돔(Dorm), 커커가구(抖抖家居), 쥐자자(聚家家), 바오주먀오(包租喵) 등 중국 가구 임대 기업은 초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 장기 임대 아파트가 유행함에 따라 규모 이상의 성장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장기 임대를 선호하면서 대여 가구보다 저렴한 중고 가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케아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 책정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간 대여에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면 중고 시장에 고객을 빼앗길 것이 자명하다. 업계 전문가는 이케아가 저렴한 대여 가격과 더불어 기존 회원 서비스를 가구 임대 서비스에 적용한다면 이케아가 창도하는 저탄소 환경보호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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