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담배 업계에서 거인으로 불리는 ‘쥴(JUUL)’이 중국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전담망(前瞻网)에 따르면, 미국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75%에 빛나는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최근 톈마오(天猫), 징동(京东)과 합작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쥴은 중국 최대 할인 이벤트 기간인 ‘솽스이(双十一, 11월 11일)’ 시기에 맞춰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쥴은 올해 초 중국 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며 현지 관리팀을 물색해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날인 3월 15일 전자담배의 폐해가 낱낱이 공개되자 쥴은 주춤하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쥴은 앞서 미국 청소년 흡연율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쥴 CEO가 청소년 부모에게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쥴이 미국 시장에서 거둘 수 있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유럽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유럽이 지정한 전자 담배의 니코틴 함량 기준치 매우 높기 때문에 쥴이 연초 대체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사실상 극히 적다.
결국 중국 시장 진출은 미국, 유럽 두 시장에서 한계에 부딪힌 쥴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쥴의 중국 진출 시기가 매우 이르다고 지적한다. 흡연 관련 논쟁이 많은 탓에 현재 중국에서는 국산 전자담배 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대규모 홍보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초기의 비교적 완화된 규제 속에서 쥴이 거센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전자담배 업계 ‘거인’ 쥴이 정식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중국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쥴의 기업 가치는 500억 달러(58조 7200억원)에 육박하지만 중국 최대 전자담배 브랜드 릴렉스(RELX)은 24억 달러(2조 8200억원)으로 쥴의 10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