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이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상하이에서 무역협상을 갖는다.
26일 환구망(环球网)에 따르면, 25일 중국상무부 가오펑(高峰) 대변인은 평등 및 상호 존중 원칙에 따라 오는 30~31일 상하이에서 12차 중∙미 고위급 무역 협상이 개최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마주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면 협상이다.
미국 백악관 역시 지난 24일 미국 협상단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와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이 중국 상하이에서 중미 무역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 개선을 목표로 양국은 지식재산권, 강제기술 이전, 비관세장벽, 농업, 서비스업, 무역적자 등에 대해 논의될 방침이다.
중미 양국의 대면 협상이 수도가 아닌 도시에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진행된 11번의 중미 대면 무역협상은 모두 각국의 수도인 베이징과 워싱턴에서 진행됐다. 이에 협상지 변화가 양국 관계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므누신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상하이는 양국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양국 관계 정상화에 중요한 초석을 마련한 1972년 상하이 공동성명(上海公报)을 상기시키는 발언을 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번 협상지로 상하이가 선택된 이유에 대해 25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와는) 다른 지역에서 협상을 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조치”라며 “상하이는 협상을 진행하기에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다수 매체들은 이번 협상을 두고 양국 무역 관계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협상의 첫 걸음은 미국이 110개 항목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힌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분석했다. 이어 중국 측은 현지 기업이 미국산 농산품 구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미 구매 예정인 미국산 농산품 추가 관세 면제를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협상으로 양국 무역 갈등이 단기간 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여론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므누신 장관 역시 지난 2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두 국가 지도자의 지시 하에 양국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온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푸단대학 송궈요우(宋国友)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협상 결과가 어떻든 간에 중국의 협상에 대한 태도는 갈수록 차분해지고 성숙해지고 있다”며 “지난 1년이 넘는 무역 협상과 4차례의 추가 관세 인상, 그리고 반격으로 중국은 미국이 시작한 무역 전쟁에 따른 어려움을 목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이 끼치는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협상은 환영하고 싸우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단기간 내 반드시 합의를 해내야 한다는 압력이 없다”며 “협상은 평등하고 상호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