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절에는 어른들은 경험이 많고 아는 것이 많아, 어른이 얘기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결코 거스를 수 없는 특명으로 여겼다. 한편으로는 불만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니 이보다 편할 수가 없었다. 헌데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나 위의 어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책임을 지고 의사 결정을 해주는 나의 어른은 없고, 반대로 나의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나의 결정을 따르고, 대신 내가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상황이 도래 한 것이다.
그러면서 찾게 되는 것이 “답”이다. 그래서 나는 실수 없이 제대로 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무작정 찾게 되었다. 우선 가장 쉽게 시도 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검색이다. 생각나는 키워드를 넣어서 온종일 검색을 해보면 생각하지 못한 요인들을 발견해는 신통한 성능을 보여준다. 물론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나 최근에 부쩍 많이 사용하게 된 유튜브 그리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은 그 효용가치가 높다.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답을 주지는 못한다. 내 맘속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나만의 답은 어디에서도 찾아지지 않는다.
그러면 고민을 하게 된다. 뭘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보다 많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기회만 되면 난 주로 걸어 다닌다. 걸어 다니는 동안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즈음 상하이의 날씨가 더워서 마냥 걷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생각하기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종일 고민을 하다 잠이 들어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면 순간 머리 속 어제의 고민들이 말끔히 정리가 되고 한 두가지 키워드가 잡혀서 남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의 뇌가 수면을 하는 동안 축적된 데이터 중에서 필요 없는 것은 버리는 작업을 열심히 해서는 깨어나는 아침에 정리정돈을 마친 데이터 테이블이 내 머리 속에 남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전날 술을 마셨다면, 다음날 아침 정리된 데이터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이러한 것들을 모두 고려한다고 해도, 모든 고민들을 해결해주는 최고의 방법은 양서를 읽는 것이다. 과거의 어른이었던 유명한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혹은 그들의 고민, 경험 등등을 한 권의 책값만 지불하고 그 경험을 공유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다. 심지어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배포해주는 책들도 아주 많다.
누구나 고민이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과거에 누군가가 했을 것이고,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뛰어난 해결책을 제시하고 그 상황을 해결했던 과거의 어른들은 어떻게 그 방법을 찾아냈을까? 그러면 그 사람의 삶은 어떠했고, 어떤 책을 읽었는가 또한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종의 기원으로 18세기에 일약 스타덤에 오른 찰스 다윈의 경우, 어릴 적부터 넓은 정원을 가진 집에서 살았다. 넓은 정원과 산책로가 있는 집에서 책을 읽고 산책을 했다는 사실이다. 산책 때마다 함께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를 초대하여, 걸으면서 고민을 얘기하였다. 친구가 없을 때는 혼자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걸었을 것이다.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비글호를 타고 수많은 동식물들을 채집하고 런던으로 돌아온 다윈은 런던근교의 켄트 지역으로 이사를 하고는 더욱더 큰 식물 정원을 조성한다. 거기서는 채집한 동식물로 실험도 함께 병행하였다.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독서, 사색, 대화, 글쓰기에 더해서 실험까지 보태어진다.
18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를 그와 비교해보자, 다닥 다닥 붙은 좁은 공간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현재시대의 우리는 사색하는 시간과 공간을 갖지 못한 어찌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과학계의 거성인 알베르트 아인쉬타인 어떠한가? 이전의 위대한 과학자 아이작 뉴튼 또한 어떠한가?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그러한 사색을 몇 년 몇 십년 동안 계속적인 생각으로 몰입을 하고, 다시 집필을 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하였다. 그들이 남겨둔 책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해서 우리가 해석해서 읽을 수가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발명품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은 단연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발명품은 세상에 나왔다가 사라지고, 그 중에서 살아남아, 백년 이상 사용된 예가 극히 드물다. 보통 위대한 발명으로는 문자, 종이, 바퀴, 금속활자, 화약 등등이 있다. 그중에서 단연코 문자, 종이, 금속활자가 조합되어 만들어지는 책이 으뜸이다.
물론 발명품으로써 책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천의 과정을 거치고 많이 개량되었다. 하지만 그 본질이 변하지는 않았다. 문자를 기록해서 후세의 사람들이 읽고 이해하도록 하는 방식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그렇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책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과연 지금 우리가 책을 읽고 있는가? 과연 책을 읽지 않고 제대로 인간으로써 삶을 살 수가 있을까?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세상을 얘기하고 판단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가 있을까?
그래서 우리가 현재 필요한 것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인터넷에서 넘쳐나는 정보만을 흡수해도 책을 읽는 것, 그 이상의 지식을 흡수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이런 정보들의 흡수로 우리의 본질적인 고민해결을 해주는 해답을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인터넷에서 나오는 기사 혹은 문장들을 끝까지 분석적으로 몰입해서 읽지 않는다. 이는 책을 읽는 자세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더구나 넘쳐나는 사이비 지식, 가짜 뉴스들이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우리를 현혹하고 있는 이시점에서 나를 지키고 스스로 진짜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고도의 분별력이 그 어느 때 보다 더 요구된다. 즉 고도의 문해력이 없으면 가짜 뉴스의 판별이 정말 쉽지 않은 지경에 까지 오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머리 속으로 책의 내용을 상상하고 이미지화 하며 그 속에 잘 담아두고는, 추후에 어떠한 문제에 봉착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며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그 전에 담아두었던 이미지를 꺼내어 활용할 수 있다. 특히나 한가지 주제에 대해 몰입을 하게 되었을 때에는 독서가 굉장한 도움을 주게 된다.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에서 주최하는 빡세게 독서하기 행사는, 중국 교포를 포함한, 상해에서 한국말을 사용하는 모든 한국인들의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이 된다. 빡독하는 날은 모든 정보기기와 결별하고 종이 책에 몰입하는 기회를 가지는 날이다. 빡독행사를 한달에 한번씩 한다고 보면, 일년에 최소 12권은 몰입해서 읽게 된다는 얘기이다.
빡독 참가자에게 한가지 보장을 할 수 있는 것은 1년간 빡독을 참가한다면 당신의 인생은 틀림없이 바뀔 것이다. 빡독 기획자 입장에서는 행사 진행 후 참가자 분들의 반응이 좋다면 한국상회 열린 공간 크기로는 참가 신청자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좀 더 많은 분들의 참여를 위해 보다 더 큰 공간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진행하는 입장으로는 귀찮고, 곤란한 상황이나, 난, 그런 일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다 함께 모여 ‘빡독’하자
•9월 21일(토) 09:00~18:00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열린공간
(吴中路1100号炫润国际大厦616室)
•021)6405-2566
선우공현(상해한국상회 부회장)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