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화권 최대 갑부였던 리자청(李嘉诚)이 또 한번 영국에 통 큰 투자를 했다.
지난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리자청 일가의 장강실업(长江实业)이 27억 파운드에 영국 최대의 펍 체인기업인 그린킹(Greene King)을 인수한다. 장강실업은 약 19억 파운드의 부채까지 떠안을 예정으로 총 인수금액은 46억 파운드(약 6조 7337억원)에 달한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그린킹의 주가는 50% 넘게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킹은 지난 1799년에 설립된 영국을 대표하는 펍 체인으로 영국 내에서만 약 3100개의 펍과 레스토랑,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장이 영국 곳곳의 ‘노른자땅’에 위치해 있고 이 중 80% 이상의 부동산은 영구 소유권이나 장기 임대권을 갖고 있다.
사실 장강실업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줄곧 그린킹의 전략적 투자자로 활동해 왔고 이전에 136개의 펍을 인수하고 그린킹에 재임대하면서 막대한 임대료 수입을 올려왔다.
올해로 91세인 리자청의 계속된 투자에 여러가지 추측이 쏟아졌다. 최근 홍콩시장이 불안해지면서 7월 말을 기준으로 리회장의 자산가치가 약 30억 달러 하락했고 유가 하락으로 허스키에너지 역시 20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영국은 브렉시트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해 리회장이 자산을 효과적으로 영국으로 옮길 수 있는 명분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또 다른 관점은 이미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리회장이 자신의 후계자인 아들 리저쥐(李泽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이룬 업적은 모두 리회장 자신이 이룬 것으로 아들이 주주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인수가 공개되기 전부터 리자청의 영국사랑은 이미 유명했다. 리 회장 소유의 기업은 그동안 영국의 항만, 전력 에너지, 천연가스,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치며 영국 전체를 사버릴지 모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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