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사태가 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현지 소매 업주들이 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신랑재경(新浪财经)은 지난 9일 홍콩소매관리협회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현지 소매업자 11%가 향후 6개월 내 영업을 종료할 것이라 답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홍콩 전역에 사업자 등록을 한 소매 업체 6만 4000개로 추산해 보면 앞으로 반 년간 7000여 개의 업체가 문을 닫게 되는 셈이다.
또, 10개 업체 중 3곳은 경영 환경에 개선이 없고 관련 당국의 합당한 지원이 없다면 향후 6개월 내 평균 10%의 직원을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해고 위기에 놓인 홍콩 내 소매업 종사자는 현재 5600명으로 추산된다.
홍콩 소매업은 지난해 말부터 성장률 둔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홍콩 소매액의 성장률은 지난 2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어 올해 6월 시위가 본격 시작된 뒤 7월부터 10월까지 소매액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하락폭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소매액은 전년 대비 무려 24.3%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매액의 폭락은 현지 업계 종사자들의 경영 상황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조사에 따르면, 홍콩 현지 소매 업체의 97%가 지난 6월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중 적자 상황이 심각한 업체는 절반을 웃도는 57%에 달했다. 체인점 상황도 이와 비슷했다. 적자 상황이 중간 이상인 체인점은 86%로 이중 53%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는 “홍콩 소매업계의 ‘영업정지 물결’과 ‘해고 물결’의 우려는 현재 수면 위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든 대형 체인점이든 현 상황에서는 무급 휴가, 해고, 점포 폐업 등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으며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지난 8월부터 네 가지 경제 보조 정책 ‘4륜 구제(四轮纾困)’를 시행해 오고 있다. 이중 중소기업 및 비주택 사용자를 지원하는 두 번째 정책과 네 번째 정책이 소매업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 산하의 안제(按揭)증권사는 중소기업에 최대 600만 홍콩달러(9억원) 대출을 허용하고 상환 기한을 5년으로 연장했다. 또 현행 신용 대출 담보 상품의 80%에 대출 기업이 6개월간 이자 없이 원금만 갚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홍콩 정부는 비주택 사용자의 수도세, 배수비, 전기세 등에 75% 감면 또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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