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새벽 5시 경 상하이 기차역 관할 파출소에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기차역 광장에 얇은 자켓을 입은 남학생이 혼자 꿇어앉아 구걸을 하고 있다는 것.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소년이 구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11일 신문신보(新闻晨报) 보도에 따르면 이 남학생의 이름은 청청(诚诚), 올해로 10살 소년이었다. 이 남학생이 홀로 기차역 광장에서 거지꼴을 하고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빠 때문이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학교에서 숙제를 하지 않아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고, 선생님이 이 사실을 학부모에게 알리자 화가 난 아빠가 자신을 광장에 버려두고 갔다는 것이다.
새벽일을 나가는 아빠는 3시 경 아들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기차역 광장으로 데려왔고 그곳에 밥그릇 하나만 남겨두고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두고 떠난 것이다.
사연을 들은 경찰은 집에서 잠을 자느라 이런 상황을 알지 못했던 청군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당장 파출소로 오도록 했다. 2시간 넘게 찬 공기 맞으며 오들오들 떨었던 청 군은 엄마와 함께 집으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나중에 확인한 결과 이 남학생은 평소에도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수 차례 선생님께 혼이 났었다. 이 때문에 화가 난 아빠는 “공부 열심히 안하면 나중에 거지된다”라는 말로 혼내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하기 위해 직접 ‘거지 체험’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친부가 아닌 것 같다”며 비난했고 전문가 역시 “공공장소에서 거지 체험을 시키는 훈육방식은 아이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도 해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라며 해서는 안되는 방법이라고`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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