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실시된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투표율 66.2%로 28년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정치인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도는 여전히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정치인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도는 140개국 중 94위를 기록했다. 2019년, 영국의 시장조사기업인 입소스(Ipsos)가 세계 23개 국가의 국민을 대상으로 직업별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 비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에 관심이 많고 때로는 국회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지만 정작 국회의원의 업무와 역할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답을 할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즉,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에 비하면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위원, 아이러니하게도 국민의 손으로 뽑히고도 국민이 선정한 청렴성과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직업군이다. 오늘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며 그들의 하루는 어떤지, 직업인으로서의 그들의 모습을 살펴보자.
영화 '정직한 후보'
•2020/한국/104분
•감독: 장유정
•출연: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영화 속 국회의원
정치인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인 인식은 영화, 문학, 뉴스, 예술 등 다양한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올해 2월에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는 위선적인 정치인의 모습을 재밌게 그려낸 코미디 영화이다. 이 영화 속 3선 국회의원 주상숙은 다음 총선을 위해 거짓말을 일 삼으며 ‘서민을 위하는 검소한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선거에서 당선될 수만 있다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던 주상숙은 결국 멀쩡히 살아있는 할머니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이것은 곧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어쩔 수 없이 산 속에 은둔하며 아무도 몰래 살고 있던 할머니는 주상숙이 진실된 사람이 될 수 있게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다음 날, 주상숙은 하루 아침에 더 이상 거짓말을 못하게 되어 생방송과 선거 운동 중에 속마음을 그대로 말해버리게 되는 대참사가 일어난다.
<정직한 후보>와 같이, 주인공이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설정은 피노키오를 비롯하여 오래 전부터 흔히 사용된 설정 중 하나이다. 그러나 “거짓말을 못하는 정치인”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국회의원이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생각하도록 했다.
생활 속 국회의원
대한민국 헌법 제41조 1항에 의하면 “국회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명시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로 임기는 4년이며,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으로 이뤄져 있다. 300명의 국회의원은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과 국회의원회관에서 근무하며 주된 업무로는 헌법과 법률 개정 및 의결과 절차에 따른 특정 조항을 수정, 삭제, 추가하는 등의 ‘입법 활동’이 있다. 이것은 역대 국회의 법률안 처리 현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의 수만 무려 15,444건, 20대 국회는 이보다 더 높은 16,896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복잡한 절차와 회의를 거쳐야 하기에 실제로 통과된 법률안의 수는 전체의 절반도 안된다. 10인 이상의 국회의원 또는 정부에서 발의한 법안은 국회의장, 상임위원회, 본회의와 대통령을 거쳐 국민에게 공포된다. 즉, 하나의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정말 오랜 기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법 활동 외에도 국회의원은 정부의 예산안과 국가의 수입 및 지출에 대한 결산 심사를 통한 ‘행정부 견제’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국가에서 예산과 결산은 특히 중요하기 때문에, 국회에서는 매우 엄격하고 복잡한 절차로 심의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회의원은 국정감사와 조사를 통해 국정이 법에 따라 잘 운영되고 있는지를 철저히 감시하는 동시에 틈틈이 지역구 유권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현장의 소리를 들으며 국정의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는 여러 매체와 언론을 통해 단편적인 국회의원의 일상을 접하지 않았을까? 정치에 대한 관심도만큼 이해도도 높인다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회위원과 임무를 다하지 않는 국회의원을 분별하고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오직 ‘국민을 위한 대표’로 가득한 국회가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학생기자 박준용(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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