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자 중국 주요 매체들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삼성이 큰 수혜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8일 텐센트신문(腾讯新闻)은 외신 보도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3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10억 5000만원)을 크게 웃돌면서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노무라(Nomura)의 반도체 분석가 CW 정(CW chung)은 “화웨이가 삼성 반도체 사업에 끼치는 영향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것 같아 보인다”며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에서도 큰 이변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3분기 삼성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인 5420만 대에서 8000만 대까지 급증했다. 스마트폰 수요가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크게 위축됐다 하반기 들어 반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 메모리 칩 가격 약화가 전반적인 삼성의 반도체 사업에 압박을 주고 있기는 하나 게임기 그래픽 칩 주문과 모바일 칩 주문(화웨이 주문 포함)이 삼성의 출하량을 끌어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위생∙청결 가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지출 증가도 삼성의 가전 사업에 일부 진작 작용을 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에 앞서 화웨이는 지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삼성을 누르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화웨이 제재로 3분기에는 삼성에게 1위 자리를 다시 돌려줬다. 현재 삼성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점도 삼성이 1위로 올라서는 데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현지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발효되기 전 화웨이로부터 수혜를 입었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미국 제재 시한이 되기 전, 삼성은 메모리칩과 반도체 공장에서 대량의 반도체를 조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이에 다수 현지 매체는 시장 환경이 변하지 않는 한, 내년 화웨이의 출하량은 현재의 80%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시장 예측을 제기하며 화웨이가 힘써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