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도시에서 명품, 쇼핑의 도시로 변화 중인 상하이에 은밀한 단톡방이 공개돼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상하이 재벌녀’ 단체방으로 실제로 구성원 중에 ‘진짜’ 재벌은 없었다.
14일 텅쉰망(腾讯网)에 따르면 최근 한 블로거가 보름 동안의 단톡방 체험기를 작성해 이 사건이 사회에 알려졌다. 이미 해당 글은 조회수 16억 2000만 건을 기록한 상태다.
이들이 단체방에 모인 목적은 단 하나, 상류사회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공개된 대화 내용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상하이 5성급 호텔의 브런치에 같이 갈 사람을 모집하는 글에 여러명이 지원했다. 2인 기준 500위안이었는데 모집하는 인원은 6명이다. 한 회원이 “2인용인데 6명이 들어갈 수 있냐?”고 묻자 “3명씩 나눠서 들어가면 된다”며 먼저 들어간 3명이 사진만 찍고 나오면서 직원에게 말하면 문제없다며 자세한 방법까지 설명한다.
이들이 ‘공유’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하루 렌트비가 6000위안, 약 백만원인 페라리도 함께 공유한다. 60명을 모집해 SNS 업로드용 사진만 찍는 것이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페라리와 사진 찍는 비용은 1인당 100위안, 2만원도 되지 않는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신었던 명품 스타킹도 공유했다. 한 두번 신었던 구* 스타킹을 600위안에 거래했고 자신과 함께 300위안에 살 사람을 구했다. 자신이 하루만 쓰면 되니 300위안에 명품 스타킹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이 단체방의 존재가 공개되자 여론이 뜨겁다. 실제로 해당 단체방에 가입한 여성은 이런 행동들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녀는 상류사회를 ‘간접’ 체험하고 ‘대어(부자 남자)’를 낚기 위해서 이정도의 노력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이 가짜 재벌녀 단체방이 논란이 되자 갑자기 완다 그룹의 아들 왕스총(王思聪)의 발언에 재조명되었다. 올해 7월 타이완 유명 가수인 판웨이보(潘玮柏)의 결혼할 당시 왕스총은 자신의 SNS에 에이미(Amy)라는 여성을 언급했다. 그는 “amy누나 대단하네, 한명은 천왕 곽부성과 결혼시키고 다른 한명은 판웨이보에 결혼시키다니 실력이 좋네요”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amy라는 여성과 함께 사진 찍은 사람 중에는 현재 판웨이보와 곽부성의 부인이 있었기 때문이다(*luna=판웨이보부인, 方媛=곽부성 부인). 왕스총은 이 amy라는 여성이 일종의 ‘중개’역할을 하며 전문적으로 유명인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며 여성들을 ‘트레이닝’ 시킨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여성의 과거 SNS 사진에는 같은 장소, 같은 포즈의 사진이 여러장 올라와있었다. 마치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 재벌녀’ 단체방에서 호텔 브런치를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후 왕스총의 발언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무마되었지만 누리꾼들의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나랑 패딩 공유할 사람? 겨울만 내가 입을 게, 나머지 계절에는 당신이 입어”, “나랑 직장 공유할 사람? 나는 매달 월급날만 출근할 테니 나머지는 당신이 가는 거야” 라는 패러디가 나오기도 했다.
이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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