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 재가입한 1980년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하계 올림픽에서 4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게다가 2008년 베이징에서 개최한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48개나 차지하며 종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1982년 이후 36년 연속 1위를 하는 중국은 과연 어떤 종목에서 강세를 보일까.
올림픽 효자 종목은?
중국은 IOC에 재가입하고 참가한 첫 올림픽에서 종합 4위를 차지하며 스포츠계의 강자로 나타났다. 무려 32년 만의 올림픽 출전이었으나 금메달 15개를 획득하는 모습을 보여 중국 선수들은 화려한 데뷔 무대를 보여주었다. 당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종목은 체조와 사격, 역도였는데, 이 세 종목에서 중국이 획득한 32개의 메달 중 23개가 나왔다. 이 세 가지 종목은 이후 올림픽 때마다 중국의 무대를 장식했다.
중국은 전반적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출처: olympic.org)
중국의 새로운 효자종목은 완벽한 동작이 필요한 다이빙이다. 1984년 중국은 다이빙에서 금, 은, 동메달을 하나씩 획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후 꾸준히 실력을 키워 2000년부터 지금까지 다이빙의 정통 강호인 미국을 제치고 누적 메달 48개를 기록하며 다이빙 선두주자로 거듭났다.
동계 올림픽은 어려워
중국은 하계 올림픽 강호인데 반해 동계 올림픽에서는 비교적 약한 모습을 보인다. 단적인 예로 1984년 이후 9번의 하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27개를 포함한 총 547개의 메달을 손에 쥐었지만, 1980년 이후 참가한 11번의 동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3개, 총 62개의 메달을 얻어내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초반 3번의 대회에서는 연속으로 노(No)메달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동계 올림픽의 효자 종목 또한 있다. 메달을 얻기 시작한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부터 2018년 평창 올림픽까지 총 62개의 메달 중 33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15개의 동계 올림픽 종목 중 중국은 오직 6개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해왔다. (출처 : olympic.org)
중국이 사랑하는 스포츠
‘중국의 스포츠’ 하면 탁구를 빼놓을 수 없다. 탁구의 종주국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많지만, 중국이 탁구 최강국이라는 것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중국의 공공시설이나 학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탁구대만 보아도 중국이 얼마나 탁구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중국에서의 탁구 열풍은 1959년, 세계 탁구 대회에서 중국의 롱궈퇀(容国团)이 우승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비싼 장비가 필요 없는 탁구는 남녀노소 모두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였고,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 세계 랭킹 10위 안에 중국 국적의 선수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탁구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끼리 금메달과 은메달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흔한 장면이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남자 탁구 단식에서 금, 은, 동 모두 중국이 차지했다 (출처 : 바이두)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 농구는 우리나라의 축구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공 하나만 있으면 많은 사람이 쉽게 즐길 수 있을뿐더러 다른 구기 종목과 비교해 작은 공간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편의성과 함께 중국의 농구 스타 야오밍(姚明)이 농구 열풍을 일으켰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최대 농구 리그인 NBA에 진출해 큰 활약을 하여 NBA와 중국의 인연을 맺어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야오밍이 2002년 NBA로 진출한 이후 중국의 농구 사랑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8~2019시즌에는 4.9억 명의 중국 팬들이 경기 생방송 및 VOD 서비스를 이용하였고, 시즌 결승전 6번째 경기는 총 2,100만 명 이상이 시청하여 NBA 이벤트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은 제18회 FIBA 농구 월드컵을 자국에서 개최하여 아시아권 농구 강국의 면모를 보였다.
야오밍(왼쪽)은 2019년 FIBA농구 월드컵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출처 : 바이두)
비록 농구의 열풍과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탁구에 밀려 돋보이진 않지만, 축구도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이다. 유럽 리그나 중국 축구 리그인 중국슈퍼리그(CSL)의 중국 팬들은 약 1.9억 명으로 집계되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 나의 3가지 꿈”이라고 밝힐 정도로 축구를 사랑한다.
그 덕에 중국은 2012년부터 소위 ‘축구 굴기’의 명목하에 자국 리그와 축구장 인프라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중국슈퍼리그 선수의 연봉이 유럽 리그 선수보다 많아지기도 하여 유럽의 스타 선수들이 중국리그에 진출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였다. 선수들의 낮은 실력과 높은 연봉이 비난의 대상이 됐지만, 중국의 축구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당시 최고의 선수로 불리던 디디에 드로그바(Didier Drogba)는 상하이 선화(上海申花)에서 1년간 활약하였다. (출처: 네이버)
중구 스포츠의 전망은?
중국은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넘어 ‘스포츠 선진국’으로 도약하려 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후 국제스포츠대회 유치에 관심을 쏟고 있는 중국은 2010년 광저우(广州) 아시안게임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게다가 2022년에 열리는 제24회 동계 올림픽 개최지가 베이징으로 확정되면서 중국은 한국, 일본을 이어 하계•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9번째 국가가 되었다. 특히 베이징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도시에서 하계•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가 되었다. 같은 해,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도 예정되어있어 2022년은 중국 스포츠의 해라 할 수 있다.
중국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2018년의 중국 스포츠 산업의 전체 규모는 각각 1조 4천억 위안, 2조 7천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를 따라 올해에는 3조 위안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25년까지 스포츠 산업 규모를 5조 위안으로 늘려 정기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 5억 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제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과거와 같이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경쟁은 끝났다. 중국이 앞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성숙화한다면 그저 메달만 많은 나라가 아닌 운동을 잘하는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학생기자 신대석(저장대 국제경제무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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