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9700억 위안(360조원)의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가 보유 은행 지분 매각으로 약 100억 위안(1조 8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29일 재신망(财新网)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헝다는 29일 자회사 헝다그룹유한공사가 보유한 성징(盛京)은행의 지분 19.93%인 17억 5300만 주를 선양 성징금융지주투자그룹유한공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도 가격은 주당 5.7위안으로 총 99억 9300만 위안(1조 8300억원)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려면 중국 은행보험위원회의 허가 등 필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모든 거래 절차가 완료되면 성징금융지주는 성징은행의 지분 20.79%을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된다. 성징금융지주의 1대 주주는 선양시 국자위원회와 선양시 재정국으로 거래가 완료되면 선양시 산하 국유 기업의 성징은행 보유 지분은 29.5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헝다는 29일 이번 매각에 대해 “헝다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성징은행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쳤다”며 “국유기업을 최대 주주로 영입하면 성경은행의 안정적 경영과 자사 잔여 보유 지분인 14.57%의 가치 보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헝다의 보유 은행 지분 매각 발표는 4500만 달러(533억원)의 채권 이자 지급 당일인 29일 발표됐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100억 위안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채권과 대출 이자 등 당장 급한 유동성 위기는 넘긴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1조 9700억 위안에 달하는 부채 규모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헝다는 연말까지 6억 6800만 달러(약 7909억원)에 달하는 이자 지급을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채권 원금 상환도 예정되어 있다.
한편, 헝다의 보유 은행 지분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29일 오전 11시 기준, 중국헝다의 주가는 12%, 헝다자동차는 10.34%, 헝다물업 6.75% 일제히 상승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