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것 같지 않던 무더운 더위도 이제 조금씩 가시고, 시원한 바람이 어느새 솔솔 불어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 기대감에 차 벅차게 맞이했던 새로운 한 해였지만 추위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은 2021년도 무르익고 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한다. 한 해 중 이 시기가 되면 자꾸만 새해 목표를 이루었나 확인하게 되고, 과연 본인이 올 한해 성과를 낸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히다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씁쓸하다. 가을이 가장 감성적인 계절로 손꼽히는 이유다.
이렇듯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계절인 가을에 어울리는 것은 단연 음악이다. 음악치료사라는 직업이 따로 있을 만큼,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음악의 힘은 우리에게 CD, 이어폰, 헤드폰, 스피커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서 전달된다. 이러한 장비들은 일반인이 음악에 쉽게 다가가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음악이 어울리는 계절인 가을을 맞아, 상하이에서 고급 음악 장비들을 팔고 있는 오디오샵 세 곳을 소개한다. 모두 인민광장 주변에 위치한 声音小镇, Jaben Shanghai, Soundluck이 그 주인공들이다.
声音小镇 소리마을
声音小镇은 상하이 인민광장의 중심지 중 하나인 스마오광장(世茂广场) 백화점에 위치해있다. 백화점 2층에서 찾을 수 있는 声音小镇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왼편에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운동, 업무 등 다양한 테마로 이어폰과 헤드폰을 진열해놓은 진열대이다. 진열대에서는 일반인에게 친숙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많이 진열해놓았다.
Beats 브랜드와 Bose 브랜드의 헤드폰이 매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헤드폰인데, 두 브랜드의 최신 제품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헤드폰과 이어폰을 모두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제품 선택에 있어 최대한 후회를 덜 남길 수 있다. 매장 한편에서는 매장에서 인기 있는 제품들을 순위별로 정리해 소개해놓은 차트를 볼 수 있어, 매장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조금 더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앨범 CD들을 팔고 있다. 앨범 CD가 종류별로 다양한데, 과거에 유행했던 노래부터 최근에 유행하는 노래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의 노래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의 앨범 CD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영미권의 팝송은 따로 정리해두었는데,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부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까지 상당히 많은 팝송 CD가 진열돼 있다. 70년대와 80년대의 앨범 또한 존재해 홍콩 영화 주제가와 같은 그때의 향수를 느낄 만한 앨범들이 많다.
매장 반대편에는 黑胶体验区,즉 LP 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공간이 엔틱하게 꾸며져 있는데, LP판이 밴드 음악, 영화 OST, 포크 음악 등 장르에 따라 진열돼 있고 사람들이 직접 골라 LP판의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그 옆에는 미국의 음향 전문 업체인 ‘슈어(Shure)’의 소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슈어의 간략한 역사 소개와 함께, 슈어의 헤드폰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소리 마을’이라는 이름답게 음향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또한 마련돼 있다. 음악을 자유롭게 녹음할 수 있는 공간이 매장 안에 있는데, 실제로 돈을 내고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전문 녹음 기구와 음향 장비들이 마련되어 있어 음악을 개인적으로 녹음하기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용을 권한다.
•黄浦区南京东路829号上海世茂广场F2
Soundluck 圆声带
북적이는 인민광장에서 오고 가는 시민들 옆으로 작고 시니컬한 분위기의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인민광장 입구 쪽에서 멀지 않게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Soundluck이 그곳이다. 깔끔한 빨간 간판을 편리하게 읽고 들어설 수 있다. 매장에 들어서니 적지 않은 손님들이 내부에서 각종 헤드폰 및 이어폰들을 체험해 보고 있었다. 약 7명 정도가 매장 안에 서있으니 가운데 위치한 헤드폰 전시용 테이블 때문인지 조금은 이동이 불편한 감이 있지만 제품들을 구경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매장 내부의 인테리어는 아주 깔끔했다. 검은색과 주황색의 특이한 조합으로 배치돼 있던 가구가 인상적이다. 매장에 발을 들이자마자 보이는 건 중앙 테이블 한편에 위치한 독일제 헤드폰들이다. 한쪽은 유선 헤드폰과 반대쪽은 무선 헤드폰들로 정리돼 있어 제품을 구경하기 간편하다. 조금 더 안쪽에는 유리 케이스 안에 전시된 이어폰들이 있다. 아무래도 이어폰 제품들은 헤드폰보다 위생상 관리가 쉽지 않아 제품 체험은 따로 직원에게 문의해야 한다.
2005년 개업한 이 매장은 2021년 현재까지 많은 고난과 역경을 뚫고 한자리를 굳게 지켰다고 한다. 직원이 추천해준 제품 중 가장 인상이 깊은 것은 “한국에서 개발된 아이리버”이다. 보통 아는 고전적인 아이리버와는 다르게 `에 전시돼 있던 아이리버는 매우 최첨단 제품이었다.
아이리버와 더불어 각종 MP3들도 볼 수 있다. 잠시 동안 서서 MP3들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 기분이다. 최신 제품들도 직접 하나하나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아주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듯하다. 매장 분위기도 너무 무겁지 않고, 구매를 강요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내부에 있던 손님들 모두 제품 성능들을 비교하며 음악을 가볍게 즐기는 분위기에 더욱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또한 Soundluck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유명 브랜드의 헤드폰보다는 마니아틱한 브랜드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제 젠하이저(Sennheiser)의 헤드폰과 이어폰들이 특히 많이 입고돼 있는 점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 또 매장에서 타오바오몰도 같이 운영하고 있으니, 타오바오몰에서 원하는 헤드폰과 이어폰을 찾아본 후 매장에 방문해 실제로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음악 장비를 살 의향이 있었다면 Soundluck에 방문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좋은 제품들과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다.
•黄浦区浙江中路160号
Jaben Shanghai 甲苯上海
Jaben은 2006년에 창립한 헤드폰 전문 매장이다. 중국 이외에도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 매장이 입점돼 있다. 이번에 방문한 매장은 인민광장(人民广场) 역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다. ‘春申江大厦’라는 간판의 붉은 건물 6층으로 올라가 오른쪽으로 세 번 꺾으면 찾을 수 있다.
매장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크지 않은 장소이지만 그 안의 장비 구성은 알차다. 방 중앙의 직육면체 탁자 위엔 여러 종류의 인이어 헤드폰이 줄지어 있다. 그 옆의 액자 속에는 다양한 색상과 패턴의 인이어 덮개가 전시되어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골라 커스텀 인이어를 주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이어 장식을 고르는 것은 물론 본인의 귀 모양을 따서 만드는 맞춤 인이어 제작도 가능하다. 가격은 약 6500위안이다.
방의 우측엔 4층 선반에 배치된 헤드폰이 있다. 대부분 고가의 유선 헤드폰이다.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모던한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소비자는 원하는 헤드폰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다.
Jaben을 방문할 때 가장 참고할 만한 사항은 바로 외국의 고가 헤드폰과 이어폰이 많이 입고되어 있다는 점이다. 직접 매장에서 체험해 본 헤드폰 중에는 루마니아 ‘메제(MEZE)’사의 헤드폰이 가장 인상 깊었다. ‘메제’사의 특징은 모든 헤드폰을 원목으로 제작한다는 점인데, 음질이 매우 깔끔하고 편안해 음악에 압도되는 기분이 든다. 또한 중국 QDC 사의 이어폰과 헤드폰 또한 많이 진열하고 있다. 일본의 오리오루스(Oriolus)사의 이어폰도 많이 입고돼 있었는데, 대부분 가격이 5000위안에서 6000위안 사이로 상당히 비싸다.
방의 좌측 벽면은 천장 높이의 유리장이 채우고 있다. 유리장 안에는 박스에 포장된 새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유리장 왼쪽엔 짙은 파란색 벽지로 구분된 작은 블루투스 디바이스 부스가 있다. 블루투스 헤드폰과 이어폰이 진열돼 있는데, 이 역시도 직원에게 문의하면 사용해 볼 수 있다.
Jaben은 Soundluck보다 조금 더 마니아틱한 분위기를 풍기고, 음향 장비 수집에 취미가 있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느낌이다. 또한 북미나 유럽의 제품이 특히 많아 희귀한 음향 장비를 찾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일반인도 충분히 시도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이 비싸고 일반인이 공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쉽사리 시도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黄浦区浙江中路400号春申江大厦6楼618室
가는 길: 지하철 인민광장 역에서 각각 도보 5분, 10분, 8분
학생기자 전시우(상해한국학교 10), 남선민(BISS Y11), 원세윤(SA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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