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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된 上海대학, 팔 걷어부친 '유학생’ 봉사자들

[2022-03-23, 16:34:45]

3월 들어 상하이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지자, 많은 대학들이 봉쇄 조치에 나섰다. 이 기간 상하이에 거주하는 글로벌 유학생들이 당국의 ‘그리드 스크리닝’의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상관신문(上观新闻)은 23일 상하이대학 쟈딩(嘉定) 캠퍼스, 바오산(宝山) 캠퍼스에서 옌창(延长) 캠퍼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학이 ‘그리드 스크리닝(网格化, 격자식 방역)’ 관리를 펼치면서 교내에 머물고 있는 수 만명의 교사와 학생들에게 각종 서비스와 지원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는 한 가족’이라는 말처럼 본토 학생 뿐 아니라 글로벌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그리드 스크리닝’의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그리드 스크리닝’이란 1만 평방미터를 기본 단위로 도시를 여러 개의 그리드 단위로 구분(단지, 도로 등)해 도시관리원이 분리된 1만 평방미터 단위를 상시 모니터링 한다. 각급 지역 책임자를 관할구역 관리 책임자로 명시해 관리공간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주저없이 도움의 손길 내민 한국인 유학생 김도연 씨

한국 국적의 경제대학 3학년 본과생인 김도연(金度延)씨는 여러가지 ‘직함’을 가지고 있다. 상하이대학 국제학생 대사, 상하이대학 한국학생회 회장, 상하이한국유학생총연합회(상총련) 회원 등… 여기에 최근에는 상하이대학 질병방역통제 ‘그리드 스크리닝 방역요원’의 직함까지 얻게 됐다.

학교가 봉쇄조치에 들어갔을 때 김 씨는 도서관에서 시험 준비 중이었다. 당시 상담원 전화를 받은 즉시 학교 방역 작업에 뛰어들어 각국 유학생들과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상하이대학에 재학 중인 국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연락을 취했다. 그는 "중국의 코로나19 예방은 매우 신속하고 철저하며 학교에서도 우리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면서 " 이렇게 효과적으로 행동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최근 바오산 캠퍼스가 봉쇄관리에서 준(准)봉쇄관리로 전환되면서 기숙사 동창들이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각 지역사회(社区)에 연락해 상황을 알아보고, 언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많은 학생들을 도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귀가를 포기하고, 스스로 캠퍼스에 남아 '전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비록 생활상의 불편을 겪기는 하지만, 선생님과 학교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친구들과 주고 받는 격려는 정신적으로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기타 들고 기숙사 방문하는 유학생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이 넘도록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정부가 전염병 예방과 통제를 위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지를 경험했고, 이는 모두 우리가 안심하고 생활하며 공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상하이대학 관리학원 4학년에 재학중인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타백(UMARALIEV TABEK)은 이렇게 말했다. 평소 열정적이고 낙천적인 그는 종종 급우들과 교사들을 도아왔다. 이번에는 주저없이 그리드 스크리닝 자원 봉사자 팀에 합류했다. 

학교 봉쇄 이후 방역 물자 배부, 학우들의 급식 포장은 물론 글로벌 유학생이 어려워하는 '젠캉윈(健康云)’ 실명인증과 핵산 검사 안내 등을 하고 있다. 언어장벽, 문화 차이 등으로 글로벌 유학생들이 학교 측의 관리 정책을 이해하기 힘들어할 때면 그는 기숙사를 직접 찾아가 최근 상황과 관리 조치의 배경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게다가 무거운 분위기에 활력을 주기 위해 기타를 메고 기숙사를 찾아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울적해 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달래준다. 그는 “지금은 모두가 단결해 한 마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음식 배달부’ 된 유학생들

캠퍼스 봉쇄 기간, 교사와 학생들의 식사를 모두 일괄 포장해서 대신 수령하고 있는데, 다양한 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은 식습관이 다르고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가끔 음식을 잘못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멕시코 국적의 상하이미술학원 박사과정 중인 피라 메쟈 부엔필(PILAR MEJIA BUENFIL)은 옌창 캠퍼스에서 '음식 수령 배달부'의 역할을 자처해 매일 글로벌 유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식사 배분과 식사 상황을 꼼꼼히 집계하고 있다. 그는 한 번에 20여 인분의 식사를 대신 받은 뒤 음식을 분류한 뒤 각 학생들 문 앞까지 정확하게 배달한다. “온라인 수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한다”면서 “모든 학생들이 부족함 없이 먹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대해서는 “이미 중국식 방역에 익숙해졌고, 정부가 국민의 건강안전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동시에 국민 개개인이 자신과 타인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학교의 학생 명단, 상하이시의 확진자 동선 파악, 국가의 일일 확진자 수 발표 등은 매우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치밀함 때문에 중국인들이 안전하며, 이에 비해 나는 그저 조금씩 세심히 일하면서 최선을 다해 대학을 지킬 뿐”이라고 말했다. 

신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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