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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의 뜨거운 감자, 챗GPT

[2023-02-28, 13:43:38] 상하이저널
오픈AI와 챗GPT의 로고가 있는 이미지(출처: 네이버)
오픈AI와 챗GPT의 로고가 있는 이미지(출처: 네이버)
지난 2022년 11월, 미국의 오픈AI가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를 공개했다. 챗GPT는 오픈AI가 만든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챗봇으로 사용자가 대화창에 메시지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함께 대화를 나눈다. 특히 챗GPT는 질문에 관한 답변뿐만 아니라 논문 작성을 돕거나 외국어를 번역해주기도 하고, 사용자가 제시하는 키워드에 맞춰 노래를 작사해주기도 한다. 기존의 AI 인공지능 채팅 서비스와는 다르게 훨씬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열렬한 반응, 그리고 뒤따라오는 후발주자들

이런 챗GPT는 공개 후 두 달 만에 이용자가 천만 명을 돌파할 만큼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미국과 중국, 두 나라의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은 남다르다. 

구글은 서둘러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했지만, 2월 8일에 열린 시연회에서 바드가 오답을 내놓으며 검색 엔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정확성에 있어 치명적인 결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검색 엔진인 ‘빙(Bing)’에 인공지능 기반 언어 모델을 탑재했지만, 해당 엔진 또한 질문에 오답을 내놓으며 두 챗봇 모두 상용화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중국은 일찍이 디지털 경제 전환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챗GPT의 공개 이후 연일 인공지능 관련주가 급등하는 등 AI 기술에 관한 관심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중국의 많은 기업에서도 챗GPT와 유사한 생성형 AI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 바이두는 지난 2월 7일, 3월 중으로 AI 챗봇 ‘원신이옌(文心一言)’를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원신이옌의 영문명은 어니봇(Ernie Bot)으로 바이두의 공동창립자 리옌훙(李彦宏)은 어니봇이 중국어 AI 챗봇에 있어 ‘최첨단’을 차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옌훙이 어니봇의 개발에 바이두의 미래 성장을 걸었다며 생성형 AI 개발에 관한 야망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 뿐만 아니라 바이두 외에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내로라 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된 챗GPT

중국 정부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잠재력과 업무 수행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 중국 사회 및 경제 전반,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가치와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인정하는 한편, 중국 과학기술부 장관 왕즈강(王志刚)은 이러한 기술적 성과들이 가진 윤리적 관점에서의 ‘양면성’을 언급하며 경고했다. 이는 비단 왕즈강 장관의 우려만은 아니다. 

특히 챗GPT는 등장과 함께 교육계에 여러 논쟁을 일으키며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챗GPT를 활용하여 에세이와 논문 작업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미국의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챗GPT를 통해 과제나 에세이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사례가 연달아 적발되었고 결국 교내 와이파이를 통한 챗GPT의 접속을 차단하거나 교내 방침에 ‘AI를 활용한 표절’을 추가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조처가 이루어졌다. 

중국의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홍콩대학교는 최근 학생과 교수진에 내부 이메일을 통해 대학의 모든 수업과 과제, 그리고 평가 과정에서 챗GPT를 비롯한 다른 인공지능 도구의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중국 홍콩에서 수업 및 기타 교육 행위에서 인공지능 도구의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최초의 사례로 홍콩대학교는 학생이 해당 과목의 교사로부터 미리 인공지능 도구 사용 면제에 관한 서면 동의를 구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행위를 표절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표절 방지 프로그램 사용을 시각화한 일러스트(출처: 네이버)

이렇듯 각각의 교육 기관들은 이미 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의 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학생들의 학습 능력에 관한 공정한 판단을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탐지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제출한 과제의 표절 여부를 검사하거나 AI 생성 기술을 통해 과제가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대응책도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턴잇인(Turnitin)을 비롯해 여러 부정행위 방지 프로그램이 세계 각지의 교육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생성된 AI 텍스트를 탐지하는 효율성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챗GPT의 목표가 교육자들과 협력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인공지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명을 통해 챗GPT가 부적절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이를 위해 시스템에서 생성된 AI 텍스트를 식별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응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은 교육계의 적인가
 
과제를 표절하는 학생을 그린 일러스트(출처: 네이버)

그렇다면 챗봇과 같은 인공지능 도구는 과연 교육계의 ‘공공의 적’이기만 할까? 교육에 있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은 교육자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인공지능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지, 만약 사용을 허가한다면 어떻게 사용하게 할 것인지 등 여전히 챗봇을 둘러싼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中国人民政治协商会议) 전국위원회 위원이자 상해시 교육위원회 부주임인 니민징(倪闽景)은 인공지능이 대학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며, 기술 발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교육 방식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개혁은 불가피하며 챗봇을 틀어막는다고 해서 전통적인 교육이 지속될 순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하이과학기술대학의 후지(胡霁) 교수는 대학에서 챗봇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기술을 통해 학생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IEEE 중국 연맹의 부회장인 왕차오(王超)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 결과물에 관한 분별력을 갖춘 인재의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의 발전을 위한다면 AI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이 제공하는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관한 의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공지능의 미래는

인공지능 기술은 여전히 많은 논란들을 안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금지하고 외면하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인공지능 도구를 올바른 목적을 가지고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들의 삶에 녹아들기 시작했고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이 새로운 기술에 관한 외면이 아닌 어떻게 활용해 나가야 할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학생기자 허지영(저장대 일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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