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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 in 상하이] “감” 잡아야지!

[2023-05-24, 17:38:25] 상하이저널
 
얼마 전 큰 아이 TOPIK 시험 때문에 장쑤성 양저우(扬州)에 같이 다녀왔다. 고속철을 타고 상하이를 벗어나 본 것인지 언제인지 헤아려보니 벌써 2년 전 일이었다. 양저우에 도착해 큰 아이는 시험을 보러 들어가고, 작은 아이와 나는 옛 거리를 구경하러 갔다. 오랜만에 사람 많은 곳에 갔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곳 사람들은 마스크도 하지 않아 본의 아니게  ‘우린 상하이에서 왔어요~’ 티를 내며 다녔다. 

길거리 음식도 먹고 신나게 구경도 했는데, 양저우에 와서 양저우차오판(扬州炒饭)을 안 먹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하지만 식당마다 넘쳐나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어마어마 했다. 우리는 작전을 바꿔 시내 쇼핑몰로 향했다. 오는 길에 봤던 큰 백화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의외로 백화점 안은 한산했고,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식당가 역시 한 두 집 빼고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이곳 역시 코로나 직격탄을 못 피해 간 모양이었다.

식당을 찾다 배가 고파질 데로 고파진 우리는 식당가 한구석에 불이 켜진 식당에 들어가 국수 한 그릇을 간신히 먹고 다시 상하이로 돌아왔다. 나는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어떻게 식당도 하나 못 찾았는지 곱씹어 보았다. 

한때는 “说走就走”(shuō zǒu jiù zǒu 말한 것은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를 외치며 시도 때도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다니며,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돌아다녔는데, 2년 동안 집에만 있으면서 완전히 감을 잃었다. 

‘그 동안 여행을 어떻게 다녔었더라…’

스마트한 휴대폰을 가지고도 양저우 가서 양저우차오판도 못 먹고 온 게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오던 두 달을 보내면서, 몸이 안 움직이면 뇌도 멈춘다는 걸 깨달았었다.  이제는 다 헤어 나온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상하이 안에서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기차 타고 두 시간 나갔다 왔더니 바보가 된 나를 보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와 옛날 여행 사진들을 보며 추억과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감이 안 잡힌다. 한국을 한 번 다녀오면 감이 돌아오려는지. 그러고 보니 한국은 언제 다녀왔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구 여권을 찾아보고 나서야 5년 전 4일 동안 다녀온 게 마지막이었다는 걸 알았다. 누가 보면 한국에 가족도 일가친척도 없는 줄 알겠다. 

오늘은 휴대폰 뒤쪽으로 빼놨던 여행 앱들을 다시 제 위치로 가져다 놓았다. 하이난도 가는 특가 비행기 표가 300위안이다. 오늘 올라온 특가 비행기 표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감을 잡아본다. 

반장엄마(erin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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