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은 백두산. 중국 유학 중 버킷리스트였던 백두산을 이번 여름 방학을 기회로 지난 9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여행을 떠났다. 현재 한국과 북한의 분단으로 백두산에 갈 방법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을 통한 길이 유일하다. 우리나라의 애국가에 들어있는 산을 다른 나라를 통해서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에 중국 유학이 끝나기 전 반드시 백두산에 가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다.
절반은 백두산 절반은 장백산(长白山)
[사진=중국과 북한의 합의로 반으로 나뉜 백두산의 모습(출처 : 네이버)]
백두산은 중국과 북한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린성(吉林) - 양강도 지역 사이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청나라와 조선시대부터 국토 기준에 대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1962년 10월 12일 중국의 총리 저우언라이(周恩来)와 김일성이 백두산 일대의 국토의 범위를 지정하는 “조중(조선-중국) 변계 조약”을 맺어 북한이 백두산의 55% 중국이 백두산의 45%를 갖기로 합의했다. 이때 백두산의 북쪽과 서쪽은 중국에 장백산(长白山)이라는 이름으로 귀속되었고, 남쪽과 동쪽은 북한에 귀속되었다. 위 조약에 대하여 아직 많은 논란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이 조약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현재 중국의 주도로 북쪽 봉우리를 지칭하는 북파(北坡)와 서쪽 봉우리를 지칭하는 서파(西坡)를 중심으로 백두산 관광이 개발되었다. 남파(南坡) 또한 중국을 통해서 갈 수 있는 관광 코스지만 북한과 매우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인원 제한이 엄격하고 3월과 4월에만 개방하고 있다.
백두산의 두 봉우리 북파와 서파
[사진=백두산 서파에서 바라본 천지의 모습 (출처 : 네이버)]
[사진=백두산 등반 코스가 그려진 지도(산악투어)]
중국을 통한 백두산 여행은 대표적으로 북쪽에서부터 등반을 시작하는 북파(北坡)와 서쪽에서부터 등반을 시작하는 서파(西坡)가 있다. 백두산은 2,700m가 넘는 높은 산인만큼 둘레도 매우 넓어 북파 입구부터 서파 입구까지는 자동차를 타고 한 시간 반 이상 이동해야 할 만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와 교통편을 고려하여 미리 선택해야 한다. 두 코스는 다른 방향에서 등반하는 만큼 정상에서 바라보는 천지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북파는 더 높은 위치에서 돌들이 천지를 감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서파는 탁 트인 시야에서 천지를 바라볼 수 있다. 하나의 자연이 주는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모습이 백두산 관광의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패키지 관광의 경우 대부분 하루는 북파, 하루는 서파를 등반하여 백두산의 두 가지 모습을 다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관광객의 경우에도 북파 입구에서 서파 입구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세 편 있어서 버스를 통해 이동하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여 관람이 가능하다.
백두산 정상에 오르기까지
[사진-입구에서부터 각 코스를 이어주는 셔틀버스]
[사진=천지까지 올라가기 위해 갈아타는 봉고차]
백두산의 북파와 서파 중 한 곳을 선택했다면 반드시 온라인에서 미리 표를 예약해야 한다. 백두산은 하루에 등반하는 관광객의 숫자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 이틀 전에 미리 예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표는 위챗에서 장백산(长白山)을 검색하여 구매하거나, 여행 어디가(去哪儿旅游)와 같은 여행 애플리케이션에 표를 검색하여 200위안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백두산 북파의 관광 코스는 천지 – 장백 폭포 – 녹연담 순서로 이어지며 모든 코스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현재 백두산은 환경 보호와 관람객들의 안전을 이유로 직접 등산을 할 수 없다.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각 코스를 돌아보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천지까지 가기 위해선 상반부에서 버스에서 내려 봉고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때, 천지까지 올라가는 봉고차 비용 80위안을 추가 결제해야 한다. 봉고차를 타고 천지 입구에 도착했다면 10분 정도 계단을 올라가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를 볼 수 있다.
입구에서 상반부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 상부에서 봉고차를 타고 정상까지 30분, 대략 2시간을 차량에 앉아 창문을 바라보며 백두산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구름보다 높은 천지에 도착한다. 이후 천지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봉고차를 타고 내려오면 기존에 탔던 셔틀버스를 타고 다음 코스인 장백 폭포와 녹연담으로 이동해 북파 코스를 모두 관람하게 된다. 입구에서 백두산으로 올라가는 차표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하산하는 시간은 특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게 백두산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백두산 등산, 버킷리스트를 이루다
[사진=푸른 하늘과 구름이 비치는 맑은 모습의 백두산 천지]
[사진=안개 낀 모습의 장백 폭포]
패키지여행이 아닌 기차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자유 여행을 선택했기 때문에 장백산역과 10분 거리로 교통이 편리한 백두산 북파 코스로 자연스럽게 목적지가 정해졌다. 하지만 백두산 등반 당일 아침, 비가 내릴 것 같다며 택시 기사님이 우비 구매를 추천해 불안함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셔틀버스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가는 길에 버스 유리창이 물방울로 가득 찼고, 혹시나 백두산까지 와서 천지를 못 보는 것인가 하는 걱정에 휩싸였다.
본래 천지를 보기 위해선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지의 날씨는 쉽게 변하고 구름과 안개가 자주 낀다. 하지만 천지에 가까워지기 시작할 때쯤 비가 멈추고 해가 뜨기 시작했다. 운 좋게도 천지에 도착하자 기적처럼 구름이 걷혀 푸른 하늘과 구름이 반사되는 맑은 천지를 볼 수 있었다. 자연이 주는 거대하고 압도적인 위엄,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아름다운 절경과 우리의 역사를 목격하는 경험은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일 것이다.
글·사진_ 학생기자 유준(저장대 정치행정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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