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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골목 ‘롱탕(弄堂)’을 아시나요?

[2024-10-19, 08:26:23]

도시마다 저마다 추억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다. 북에는 후통, 남에는 부두(北有胡同,南有码头)라고 하는데 상하이의 경우 롱탕(弄堂)이라고 하는 뒷골목, 오래된 골목이 그런 의미다. 그러나 한 통계에 따르면 해방 전 상하이에는 3840개의 롱탕이 있었지만 반 세기가 지난 뒤 2500개로 줄었고, 최근에는 1500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 재개발로 인해 롱탕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골목길에 깃든 역사적 흔적과 서민들의삶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된다. 다음은 사라지기 전 꼭 가야할 상하이의 대표적인 롱탕 10곳을 소개한다.

 

 

루신 선생이 상하이에서 마지막으로 머문 곳, 따루신춘(大陆新村)
따루신춘은 상하이 신문화운동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1930년대 이곳은 루쉰(鲁迅), 마오둔(茅盾),취치우바이(瞿秋白) 등 많은 문화계 거장들이 활약했던 장소로 근대 상하이의 격동적인 역사의 한 장면을 목격한 곳이다. 빨간색 벽돌 지붕으로 신식으로 지어진 이 곳은 대륙은행 상하이 신탁부에서 1931년 투자해 건설한 곳이다. 따루신춘 9호는 루쉰 선생이 상하이에서 머물렀던 마지막 거처다. 집 앞에는 작은 화단이 있고, 1층에는 거실과 주방, 2층에는 루쉰 선생의 침실 겸 서재로 사용되었다. 이 곳에는 그의 아들 하이잉(海婴)이 태어난 지 16일째 된 모습을 그린 유화가 서랍장 위에 걸려 있다. 창가 벽에 걸린 달력은 1936년 10월 19일로 멈춰 있고, 자명종은 새벽 5시 25분에 멈춰 있어 루쉰이 사망한 날짜와 시간을 보여준다. 현재 루쉰의 고택은 보수 중에 있다.

· 虹口区山阴路132-192弄

 

 

 

 

상하이에서 가장 정돈된 리롱단지, 화이하이팡(淮海坊)
1924년에 지어진 화이하이팡의 원래 이름은 샤페이방(霞飞坊)은 상하이에서 유명한 전설적인 롱탕으로 상하이의 ‘반부민국사’를 증명하는 곳이다. 다른 롱탕과 달리 전형적인 계획형 롱탕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3층 높이의 벽돌로 쌓은 199동 건물 양식은 프랑스식이며 통일된 양식과 규격이 눈에 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넓은 면적의 경사 지붕, 통일된 붉은 벽돌 벽면이 매우 장관을 이루어 ‘상하이에서 가장 정돈된 골목’으로 불린다. 당시 유명한 정부와 군 관계자, 상업계 거물들이 이 곳에 거주했고 문학계 유명 인사들 역시 이곳에 머물렀다. 작가 바진(巴金), 화가 쉬베이홍(徐悲鸿), 생물학자 저우젠런(周建人), 기상학자 주커젼(竺可桢), 여성 정치가 쉬광핑(许广平), 여배우 후디에(胡蝶) 등이 실제로 살았다. 이 단지 안의 거주자 절반이 저명인사였다고 알려지며 당시 화이하이팡 건물 임대료가 약 은화 90개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명망 높은 이들이었다.
·黄浦区淮海中路927弄


 

중국과 프랑스 이중 명칭을 가진 롱탕, 부가오리(步高里)
부가오리라는 이름은 사실 프랑스 지명인 ‘부르고뉴’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곳은 매우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한다. 중국식 전통 건축물 구조에 약 9미터 높이의 황색 문으로 자리하고 있다. 검은색 한자로 ‘步高里’라고 새겨져 있고 바로 옆에 프랑스어로 ‘CITE BOURGOGNE’라고 적혀 있다. 프랑스어로 ‘부르고뉴 도시’라는 뜻이다. 이 건축물은 1930년에 세워진 곳으로 총 78채의 2층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붉은 벽돌과 목재로 지어져 있어 고전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외관상 서양식 건축물로 보이지만 개별 화장실과 가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오래된 롱탕으로 분류된다. 상하이 스쿠먼(石库门) 대표적인 건물로 영화나 드라마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다.
· 黄浦区建国西路170弄


 

‘색계’에 등장한 롱탕, 징안별장(静安别墅)
1920년대 난쉰(南浔)구 거상인 장징장(张静江)이 2.5만㎡의 부지를 사들여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 193채를 지었다. 기존의 롱탕은 자전거 하나 지나가기도 좁은 작은 골목이었다면 징안별장은 자동차가 지나가고 정원도 있고 바로크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금괴로 임대료를 지불할 정도로 굉장히 부촌이었다. 탄생과 동시에 상하이탄을 흔들어 놓았다. 당시 수많은 명문가와 사회적 명사들이 이곳을 오갔다. 정치가 위여우런(于右任), 배우 정샤오치우(郑小秋) 등이 살았고 이 외에도 첩실, 사교계 인사, 국제 스파이들도 이곳에서 활동했다. 장아이링(张爱玲) 소설 ‘색계’에서 등장한 ‘인도 보석점’, ‘시베리아 피혁점’, ‘카이스링 카페(凯司令咖啡馆)’ 모두 징안별장 입구에 위치해 있다. 실제 영화 색계 촬영 당시 이곳에서 촬영했다.
· 静安区南京西路 1025弄


 

이국적인 롱탕, 신화별장(新华别墅)
신화별장은 유명 헝가리 건축가인 우다커(邬达克, László Hudec)가 설계한 곳이다. 1920년대 세워져 벌써 100년도 넘은 건물이다. 단지는 신화루 211농과 신화루 329농을 U자 형으로 이어 만들어졌고 전체적으로 말굽 형태를 이뤘다. 영국, 미국,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건축 양식이 반영된 29채의 정원 주택이 들어서 있다. 각 건물마다 독특한 이국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건축 양식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시 이곳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스웨덴 등의 영사관으로 사용했고 많은 외국인이 거주한 탓에 ‘외국 롱탕’으로 불렸다.
· 长宁区新华路211弄、329弄


 

먀오왕공주의 낭만적인 주택, 란니롱탕(蓝妮弄堂)
푸싱시루에 있는 작은 롱탕, 이 곳의 주인은 ‘마오왕 공주(苗王公主)’라 불리는 란니(篮妮)다. 어릴때 부터 총명한 그녀였지만 18살이 되던 해 부친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상하이 명문가 리다오성(李调生)의 차남 리딩궈(李定国)에게 시집을 갔다. 이후 거의 맨몸으로 쫓겨나다시피 재벌가와의 혼인 생활이 마무리되었다. 이혼 후 뛰어난 사교성을 발휘해 상하이에서 유명한 사교계 인사가 되었고 쑨중산의 둘째 아들 쑨커(孙科)의 비서이자 둘째 부인이 되었다. 워낙 머리가 좋았고 상하이에서 유명한 상업가들과 친분을 쌓아 많은 상업 기밀을 알게된 그녀는 당시 쑨커가 2만 위안에 사서 그녀에게 선물한 화이하이중루 1857농을 팔고 이 곳 푸싱시루 44농 토지를 샀다. 이후 예쁜 서양식 건물을 지은 것이 오늘날의 란니롱탕이다.
· 徐汇区复兴西路44弄


 

상하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롱탕, 완이팡(万宜坊)
완이팡은 프랑스 상업은행인 만국저축회의 투자로 1932년 건설되었다. 1930년부터 전체 건물이 판매되기 시작했고 당시에도 금 250~280냥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던 사람들은 부유하거나 명망있는 사람들 만 가능했다. 건축양식은 서양식 주택에 상하이 현지인들의 생활 방식을 접목시켜 아름답고 실용성까지 갖춘 건물이다. 롱탕 건물 중 가장 유명한 곳은 54번지 저우타오펀(邹韬奋)의 구가다. 중국 유명한 신문기자이자 평론가 겸 출판가인 그는 1930년부터 1936년까지 이곳에 살았다. 현재 54번지는 저우타오펀의 기념관이 되었고 53번지는 보조 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 黄浦区重庆南路205弄


 

개성 뚜렷한 롱탕, 위웬루 749(愚园路749弄)
이 롱탕은 매우 미스터리한 곳이다. 지금까지 별다른 이름없이 도로명으로만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겉에서 보면 매우 평범한 이 곳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특별한 장소나 숨겨진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이런 특수한 형태 때문에 첩보원, 은폐, 도주자들이 이곳을 이용했고 ‘특수 임무 골목’이라고 불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29호는 장제스(蒋介石)와 송메이링(宋美龄)의 주례인 위르장(余日章)의 구가이고 67호에는 그해 흑사회(黑社会) 유명인사인 우스바오(吴四宝) 등이 거주한 바 있다. 이 롱탕에는 총 22채의 각기 다른 스타일의 건물이 들어서있다. 바로크 양식, 왕궁 스타일, 영국 스타일, 신고전주의, 중서양이 결합된 디자인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뤘다. 소문에 따르면 유명배우 덩차오(邓超), 순리(孙俪) 부부도 이곳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长宁区愚园路749弄


 

상하이 스쿠먼(石库门)의 박물관, 장웬(张园)
1882년에 건설된 장웬, 상하이 스쿠먼의 박물관이라 불린다. 40여 채 건물에 20여 종의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있다. 상하이에 현존하는 스쿠먼 건축 양식 중 최대 규모이자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곳이다. 100년 전 이곳에서는 상하이 최초의 가로등이 켜졌고, 첫 번째 자전거가 지나갔고, 최초의 자전거 경기가 열렸고 상하이 최초의 사진관이 있던 곳이다. 2019년 말 장웬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가 시작되고 벽돌 한 장까지 모두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노력 했다. 현재 복원된 장위안은 대부분의 스쿠먼 건축물을 보존하고 있고 전체 면적은 거의 15만㎡에 달한다. 현재 루이비통, 디올, 예거 르쿨트르, 구찌, 불가리 향수 등 20개 이상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고급 럭셔리 쇼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 静安区威海路590弄


 

소상점의 정취가 가득한 관광명소, 텐즈팡(田子坊)
상하이의 특색있는 롱탕이라고 하면 텐즈팡을 꼽을 수 있다. 텐즈팡에는 상하이 원시적인 롱탕 주택과 현지 원주민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신인 예술가와 관광 경제가 어우러져 상하이 롱탕의 대표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초창기 텐즈팡은 타이캉루에 있는 작은 롱탕으로 원래 이름은 ‘즈청팡(志成坊)’이었다. 이후 천이페이(陈逸飞) 등 예술가가 먼저 입주하면서 이후로 오래된 공장이나 주택을 화가 공방, 디자이너, 사진작가, 도예가 등의 작업실로 사용하면서 텐즈팡 일대가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이제는 외국인과 타지역에서도 상하이 관광을 오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되었고 이곳에서 상하이의 롱탕문화를 편안하게 즐기고 있다.
· 黄浦区泰康路210弄

 

이민정 기자
*참고: 상하이와우(Shanghai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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