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5월은 건강검진의 달이다. 매년 1년마다 받는 추적검사도 5월이고, 중국에서 남편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건강검진도 주로 이때쯤 진행한다. 그때 알게 된 것이 있는데, 바로 내 가슴에 혹이 10개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슴의 혹은 내가 원래 치료받고 있는 다른 병에 비하면 귀여운 애교수준의 혹이지만, 항상 시한폭탄같이 언젠간 빵하고 터지지 않을까 나를 조바심 나게 한다. 가슴의 혹을 진료 받기위해서는 상의를 탈의한 채로 받아야 하는데 그게 20대 때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여자 의사 선생님이 없는 병원엔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40을 바라보는 많은 일을 겪어 보기도 하고, 큰 수술도 치룬 후 부끄럽다는 생각은 전혀없다.
[사진=필자가 다니는 건강검진센터]
여성 질환은 부끄러움 때문에 병원에 자주 가지 않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런 고민 있다면 이제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란다. 나는 20대동안 한번도 가슴초음파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30대에 가슴 초음파를 받고 가슴에 혹이 10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3번의 수술을 통해 7개의 혹을 떼어냈고, 그 중 1개는 암으로 변할 확률이 높은 나쁜 혹이 였다. 또한 그때 가슴에 말고 다른 곳에 있는 암을 찾아냈고 암수술을 했다.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여성질환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가슴 초음파, 산부인과 등을 열심히 다닐 것이다. 산부인과에는 굴욕의자라는 것이 있는데 그게 너무 무서웠다. 근데, 중국은 굴욕의자가 거의 없고 침대 같은 곳에 누워서 스스로 선생님이 말하는 자세대로 누워야한다. 가끔 굴욕의자가 그립다!
[사진=산부인과의 굴욕의자라 불리는 검사의자]
또,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곳에서 일하거나 건강검진에 돈을 쓸 것이다. 무슨 패기로 건강검진을 제공하지 않는 회사에서 건강하나만은 자신 있다고 생각하고, 사비로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던 것인지…. 참으로 패기만 넘쳤던 20대였던 것 같다. 상하이에서 현지채용 업체들의 조건을 보면 보험이나 건강검진을 제공하지 않는 곳이 많으나, 중국내 건강검진의 경우 타오바오에도 검진센터 패키지 카드가 많은데 보통 2000위안 내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기본 검진은 모두 받을 수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주로 내시경이 없고, CT가 많이 추가 되어있으니 그 부분은 조금 다르나 매우 괜찮은 결과를 받을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에겐 건강을 돌아보는 달이기도 하다. 노동절 연휴가 길기 때문에 중국에서 건강검진을 노동절 전에 받고, 그 결과지를 들고 노동절에 한국에 가서 주로 치료를 받는다. 여러분도 여성질환 진료에 대한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중국 연휴가 있기 전 한번 건강검진을 받는 건 어떠실까요?
가슴에 혹 10개달리고, 암 수술한 여자 올림.
성신여(ssy.sh.c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