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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논단] 외교관, 그 이름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기를

[2017-01-09, 14:45:25]

많은 학생들이 주저 없이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선망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사명감을 가지고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국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의미 있는 직업이기에 아직도 많은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희망 직업란에 외교관이라는 세 글자를 적는다.

 

하지만 자국민을 수호하며 나라와 나라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외교관이 말하기에도 부끄러운 일들을 저지르고 있는 요즘, 우리가 과연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외교관이라는 이름을 내걸 수 있을까?


칠레 주재 외교관인 박 모 참사관은 현지 미성년자를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됐다. 국익을 위해 노력하는 외교관이 오히려 힘들게 지은 외교 다리를 개인적인 욕구를 위해 너무나도 쉽게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는 현지인들에게도 자국민에게도 사과만으로는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다. 나라의 얼굴이 한 잘못된 행동들로 인해 오히려 자국민들이 되려 부끄러워지는 상황, 과연 이들을 외교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부산 일본 영사관 앞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소녀상이 부산 동구청에 의해서 철거되고 압수됐다. 하지만 시민들의 항의와 분노로 인해 소녀상은 다시 설치됐다. 소녀상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의미는 역사적 사실로서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나누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어르는 국민들의 한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이러한 역사를 고취하고 마음에 새겨 넣어야 할 외교부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대하여 “외교공관의 보호와 관련한 국제 예양 및 관행이라는 측면에서도 한마음이라고 볼 필요가 있다"라고 입장을 표명하고 다른 적절한 장소에 소녀상을 놓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는 결국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의식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안부 문제가 한일 외교에 있어 민감한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미적지근하게 대응하는 외교부의 대처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위안부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 마음속 아픈 치부를 한 번 더 건드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고려 초기 서희라는 인물은 ‘서희-소손녕 담판’으로 지금까지도 뛰어난 외교 책략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거란 장수 소손녕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 국경으로 쳐들어오자 서희는 소손녕과 회담을 가졌다. 결국, 서희와의 담판으로, 거란군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여진족이 차지하고 있었던 영토까지 되찾게 됐다. 만약 우리에게 서희와 같은 인물이 더 많았더라면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사회도 많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 정부가 들어섰을 당시, 김종필과 일본 외무 장관 오히라의 한일 회담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 속 굴욕적인 대일 외교로 기억된다. 만약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며 깊은 애국심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을 신중하고도 조심스럽게 나아갔더라면 우리는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들로 인해 가슴 아파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단 한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하여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가슴속이 멍으로, 눈물자국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뼈아픈 슬픔이며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외교관은 헌신적인 나라사랑의 마음으로, 한 나라의 대표로서 자국의 이름을 내걸고 살아가야 한다. 물론, 그 삶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잘 안다.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외적인 면과는 달리, 그들은 외교관으로서 져야 할 많은 책임을 앉고 하루하루를 국가의 이익을 위해 고민하며 달려가야 할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딛고 선 자리인 만큼, 자국의 자랑스러운 얼굴인 만큼, 우리는 더 이상 외교관, 아니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더럽혀지지 않길 바란다.

 

고등부 학생기자 조은빈(상해한국학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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