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군 중국의 국민 간식 탕후루의 인기는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급속도로 커졌다. 길거리에는 탕후루 가게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그 중에서도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달콤왕가탕후루’ 가맹점이 급증하면서 인기를 체감케 했다. 유튜브에서는 “탕후루 먹방”이나 “탕후루 만들기” 콘텐츠가 유행을 타고, 유명 방송인들까지 탕후루 맛을 리뷰하는 영상을 찍을 정도로 탕후루의 인기는 엄청났다.
[사진=한국 ‘달콤왕가탕후루’ 매장에 줄 서서 탕후루를 사 먹는 사람들의 모습(출처 한국경제뉴스)]
[사진=한국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지수가 딸기 탕후루를 들고 찍은 사진(출처: 조선일보)]
탕후루는 언제 시작됐나?
이렇게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탕후루는 기원에 대해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 12세기 송나라 시대에 처음 생겨났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송 황제 광종의 애첩 황귀비(皇贵妃)의 치료제로 설탕 졸인 물에 산사(山楂) 열매를 처방했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도 송나라 시대가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산사나무 열매에는 약효가 있어 소화 질환 치료에 자주 쓰였고, 이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송나라 때의 노점상들이 산사나무 열매에 설탕 시럽 혹은 물엿을 발라 팔기 시작하며 지금의 국민 간식이 된 것이다.
[사진=산사열매(출처: 바이두)]
[사진=탕후루 조리 방법이 기록된 <연경세시기>(출처: 바이두)]
또한 청나라 시대에는 산사나무 열매와 딸기의 붉은 색깔이 행운을 불러오고 악령을 물리친다고 여겨져 축제에 쓰이거나 선물로 활용되는 등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그 역할을 다했다. 청나라 시기 베이징의 세시풍을 월별로 정리한 책 <연경세시기(燕京岁时记)>에는 탕후루의 조리법이 기록돼 있다.
오이, 전갈, 생선, 닭발 탕후루까지?
[사진=채소 탕후루, 생선 탕후루 등 이색 탕후루(출처: 바이두)]
중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탕후루가 있다. 대표적인 겨울철 간식이기 때문에 하얼빈과 같은 북방 지역에서는 추운 날씨로 인해 탕후루가 언 상태로 유지되며 산사와 함께 먹었을 때 샤베트와 같은 식감이 있다고 한다. 일부러 산사나무 열매나 딸기에 설탕 코팅을 해준 뒤 살짝 얼려 먹기도 하고, 설탕 코팅을 한 후 설탕이 딱딱하게 굳는 모양 때문에 빙탕후루(冰糖葫芦)라고도 불린다.
산사 탕후루의 경우, 가운데 씨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얇은 꼬치를 사용하면 먹는 중간중간에 씨를 뱉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간혹 아이스크림 막대에 열매를 꽂아주는 가게에서는 열매 중간을 동그랗게 도려내어 씨 없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에서는 이색 재료를 사용한 탕후루도 판매되고 있는데, 베이징 왕푸징 거리의 전갈, 오이 탕후루와 하얼빈에서 볼 수 있는 고추, 생선, 족발, 닭발 등 탕후루가 있다.
중국과 한국 탕후루 차이는?
[사진=아이스크림 처럼 얼린 빙탕후루(직접 촬영)]
[사진=한국의 탕후루 빙수(출처: 네이버블로그)]
중국의 탕후루와 한국에서 소비되는 탕후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과일의 종류이다. 중국에서는 산사나무 열매나 딸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특정 지역에서 밤이나 마를 넣거나 간혹 위에 참깨를 뿌린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샤인머스캣, 사파이어포도, 귤, 레몬, 토마토, 파인애플, 키위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사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맛에도 차이가 있다. 산사나무 열매는 톡 쏘는, 달콤하면서 쌉싸름한 맛을 가지고 있어 설탕의 단맛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밤, 마, 참깨의 맛이 더해져 고소한 맛을 낸다. 한국에서도 새콤달콤한 맛의 과일도 쓰지만, 포도류나 토마토처럼 달콤함을 극대화하는 과일들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탕후루 자체를 즐기거나, 얼려서 아이스크림으로 먹는 게 보편적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탕후루가 크게 유행하면서 탕후루 마카롱, 탕후루 빙수, 탕후루 타르트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해 인기를 끈 것 또한 흥미로운 차이점이다.
학생기자 임준섭(저장대 국제경제무역학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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