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체험단 6기의 상하이 맛집 탐방 ⑧
매운 것을 먹지 않으면 혁명을 얘기할 수 없다
매운맛의 강자 후난요리점 ‘구이(古意)’
매운 맛!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 아닐까?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이 중국에도 우리 음식문화와는 조금 다른 매운맛이 있는데 그 중 우리에게 익숙한 훠궈(火锅)가 쓰촨(四川)요리에 속한다면 오늘 소개하고 하는 샹차이(湘菜)는 후난(湖南)요리다. 두 지역 요리가 중국 매운맛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굳이 두 요리의 차이를 두자면 쓰촨요리는 입에서 맵고 강하며 후난 요리는 먹고 난 후 속에서 매운 맛이 올라와 후끈해진다는 차이가 있는데 이유는 쓰촨요리가 건고추를 쓰는데 비해 후난요리는 생고추나 절인 고추를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운 것을 먹지 않으면 혁명을 얘기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신중국의 건국 원로 중에서 쓰촨과 후난 출신이 많은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毛泽东)이 후난성 출신의 대표적인 인물이라 하겠다. 후난성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가계가 있는 곳으로 베이징에 비해 습기가 많고 따뜻한 내륙지방이라 음식에 고추를 비롯한 각종 향신채와 약초 그리고 많은 약재들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또 큰 강을 끼고 있어 민물고기를 이용한 탕이나 찜이 특히 발달되었다. 후난 음식은 중국 음식 중 기름기가 가장 적은 음식 축에 속한다.
거부감 없는 후난요리를 맛보려면
우리나라처럼 뭉근히 졸이거나 찌는 요리가 많고 매콤하며 특히 오늘 체험단이 선택한 구이(古意)는 후난 정통음식이라기 보다는 향신채를 많이 줄인 음식점으로 향이 민감한 우리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프랑스 조계지 푸민루(富民路) 한적한 거리에 위치한 구이, 그다지 좁지 않은 내부에 점심시간을 맞은 근방 직장인들로 꽉 들어차 있어 약간 분주함이 느껴졌다. 룸으로 들어가길 원하자 800위엔 이상을 소비해야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고 테이블에 앉자 차, 수건, 젓가락을 사용하는데 개인당 4위엔씩 계산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前菜 차가운 음식으로는(前菜) 얇게 썰어 구운 삼겹살에 야채를 돌돌 말아 달큰 간장양념과 마늘을 올린 쏸니바이러우(筭泥白肉 26위엔)은 생마늘이 올라가 있으나 우리에겐 친숙한 재료들이라 순시간에 바닥을 보인 전채이며 자오마투지(椒麻土鸡 28위엔)은 차가운 닭고기와 생 향차이를 산초소스에 버무려 끝맛이 매웠으나 산초로 인해 맛이 더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식욕을 돋는데 안성맞춤이었다.
사진으로 보기에 어떤 맛일까 궁금해 시켜본 훙유얼쓰(红油耳丝 28위엔) 이름에도 나타나듯이 얇게 썬 돼지귀 무침인데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특별요리특별식이라 이름한 해물누룽지탕(쏸라하이셴궈바 酸辣海鲜锅巴 42위엔)은 바삭한 누룽지에 굴소스가 적절했으나 약간은 신맛이 느껴서 한국식 해물누룽지탕과는 차이가 있었고 쯔위안파이구(梓元排骨 각 24위엔)돼지갈비를 중국식으론 쯔란이라 불리는 큐민과 매운 양념을 함께 튀긴것으로 이 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라며 추천받은 메뉴였는데 맛은 일반적인 양꼬치 맛과 비슷했고 함께 시킨 양갈비보다는 훨씬 부드러웠다.
생선요리강을 끼고 있는 후난 지역의 특성상 물고기나 새우 요리가 다양했는데 그 중 유명한 샹시위터우왕(湘西鱼头王 58위엔)왠만한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생선머리를 절인 고추와 함께 쪄낸 음식인데 민물고기라 그런지 약간의 흙맛이 났고 너무 익힌 탓인지 흐물흐물한 생선살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소리까지 바삭했던 새우(촨사오샤 串烧虾 128위엔)는 꼬치에 하나하나 끼워진 새우를 매콤한 양념과 함께 먹었는데 바삭함에 매운 맛은 가려져 아이들에게 인기 있을 메뉴이다.
철판에 나오는 Hot pot요리로는 간궈뉴쯔구(干锅牛仔骨 78위엔)뜨거운 무쇠팬에 담겨나온 소고기 요리로서 살짝 매운 소갈비 정도라 생각하면 되겠으며 약초, 다양한 버섯을 이용한 음식들이 맛있다고 하여 주문한 간궈진거우예산쥔(干锅金钩野山菌 58위엔)은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버섯과 작은 민물 새우, 오징어와 비릿함을 잠재운 생강과 셀러리를 넣어 볶은 음식으로 담백함을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추천하고픈 메뉴이다.
주식주식으로는 작은 옹기에 나오는 찰진 미판(米饭)이 있고 체험단이 선택한 것은 중국식볶음면(长沙炒粉 28위엔)으로 면만 먹기엔 느끼함이 있으나 함께한 부추와 숙주가 느끼함을 덮어주니 일행들과 한 젓가락씩만 먹는다면 금방 바닥을 들어낼 수 있는 음식이었다.
채소요리주식과 함께 곁들이는 야채류 메뉴가 따로 있었는데 먼저 창강더우차오체쯔(长杠豆炒茄子 28위엔)는 가지 요리로서 가지의 특성상 많은 기름을 넣고 볶았으나 전혀 무르지 않고 식감이 너무 좋아 집에선 왜 이 맛이 안날까 잠시 고민하게 했던 메뉴이고 스유젠루쑨(豉油煎炉笋 32위엔)은 아스파라거스를 볶은 것으로 아삭한 질감이 살아있어 건강해 지는 느낌이었다.
또 한가지는 라챵가오리차이(辣抢高丽菜 28위엔)양배추 볶음으로 흐물하지 않고 딱 양배추의 얇은 섬유질이 느끼질 만큼만 볶아져 나와 새콤한 양념 맛으로 밥과 함께 먹기엔 적당한 菜(cai)라 느껴졌다.
후식이상의 음식을 먹고도 혹시 달달한 후식을 원하는 이가 있으시다면 바나나를 넣은 맛탕 정도되는 바 쓰판수(拔丝番薯 32위엔)로 마무리하시면 더 이상의 추가음식을 요구하시는 분은 없을 듯하다.
대체적인 음식들이 우리 입맛에 맞으며 부담없는 가격이라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 접대를 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곳이라 생각된다.
▶주소
富民路店 : 富民路87号 TEL: 6247-0758
九光店 : 南京四路1618号九光百貨8楼 TEL: 6232-8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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