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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부모속인 자식 VS 자식같은 딸 추행한 어른

[2011-03-06, 07:50:16] 상하이저널
춘절 이후 우울했다. 최저명도의 어두침침한 뉴스제보는 서글프기까지 했다. 상하이 교민사회를 먹칠한 분들 이야기다. 혹시 우리 아이가? 설마 내 남편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보길 권한다.

얼마 전 가짜 유학생 행세를 하며 매 학기 10만위엔씩 등록금을 송금 받아오던 한 20대 청년이 덜미가 잡혔다. 4년 동안 등록금만 그렇게 받아썼으니 얼핏 이것저것 생활비까지 계산하면 100만위엔? 내막은 자세히 모르지만 한 학기 등록금으로 10만위엔씩 받아온 건 사실이다. 혹시 내 아이가 학원비나 레슨비를 떼먹는다면 ‘애교’라고 칭찬을 해줘도 될 것 같은 금액이다.

부모 등골 빼먹은 자식이라고 치부하기엔 거액이다. 부모 실망할까봐 해온 선한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4년은 계획적이다. 엄밀히 따지면 사기수준이다. 자식 말만 믿고 한국에서 4년간 연 2회 10만위엔씩 꼬박꼬박 부쳐준 걸 보면 한화 1억5천만원의 돈은 상처를 입힐 만큼의 금액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부모든 자식에게 이 정도 배신감이면 억장이 수 억번은 무너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4년간 부모를 속여온 철두철미한 자식, 부모를 상대로 억대 사기를 친 대범한 자식, 부모에게 100% 신뢰를 준 믿음직스러운 자식…. 같은 부모된 심정으로 혹시 철저하고, 대범하고, 믿음직스럽기 짝이 없는 우등한 자식을 부모가 망친 건 아닌가 하는 자책성 추리를 해본다. 종자돈 모아 재테크의 귀재로 금의환향할 의도였을까. 무조건 자식 편드는 부모의 심정이 돼보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은 나쁜 자식(子息)이다. 믿고 싶지 않지만 상하이 이야기다.

이 보다 한 수 위의 제보다. 아빠 뻘 되는 기업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 겨울방학 인턴쉽으로 상하이를 찾은 여대생은 근무지를 배정받고 들떠 있었다. 그런데 첫 출근 첫 대면을 회사가 아닌 음식점과 노래방(?)에서 했다고 한다. 면접절차라 생각하고 별 의심없이 따라다녔던 여대생은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숙소로 돌아와 친구들 앞에서 울었다는 것이다.

매번 성추행이 법적 문제로 떠오르면 성추행의 정의, 범위를 운운하며 참 애매한 잣대를 댄다. 이번에도 비슷한 정황이다. 정확한 현장 목격자도 없다, 학생 말만 믿고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곳까지 따라간 학생의 의도가 의심된다 등…. 해당 여대생은 상처만 안고 곧바로 귀국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하지만 남은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사생활 보호와 학교 이미지를 우려하며 쉬쉬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대처를 후회하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그 분도 우리 같은 딸이 있을 텐데”라는 제보자의 말에 부끄러워진다.

이런 추악한 뉴스에 원인제공을 운운하는 남자들을 보면 법보다 화학제품의 도움을 받고 싶어진다. 좀처럼 화가 가라앉지 않는 이 제보, 믿기지 않지만 상하이 교민사회에 무게감 있는 어느 교민의 소행이다. 인턴쉽의 구조적인 문제는 둘째치고, 교민사회 어른이랍시고 마이크 잡는 이 분에 대한 인간적 실망감, 증오감 마저 든다.

연이은 두 제보 이후, 곤히 잠든 아이들을 보며 ‘자식새끼 키워봐야…”하며 급우울 모드로 바뀌고, 남편의 괜한 미소에 이유없는 히스테리가 발동하기도 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로 인해 상하이 교민사회가 이렇게 멍들어 간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편집국장 고수미/sumiko@.shanghaibang.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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