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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영화 ②] 망고향 나는 달큰한 청춘 영화 ‘청설(聽說)’

[2011-04-04, 00:32:05] 상하이저널
<맛있는 영화... 두 번째 이야기>
망고향 나는 달큰한 청춘 영화 ‘청설(聽說 Hear me)’


                             •청설(聽說/hear me/2009/대만)
                             •감독: 정펀펀(郑芬芬)
                             •출연: 천이한(양양), 첸옌시(샤오펑), 펑위옌(티엔커)

내 말을 들어주세요, 달달한 청춘의 고백 영화 '청설'
 
망고는 푸른 열매를 따서 보름정도 두어야 노랗고 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망고가 된다고 한다. 달콤한 향내 나는 망고를 먹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운데 뼈와 같은 커다란 씨가 박혀 살을 잘 발라내지 않으면 모양새가 예쁘지 않다. 쉽게 향기로워 지지 않지만 기다린 만큼 달큰한 맛 또한 쉽게 잊히지 않는다. 손끝에 남은 향마저 오래 지워지지 않는 그것, 풋풋한 젊은 시절의 사랑 맛이다.

"니가 널 생각 안하니까 내가 니 생각만 하게 되잖아"
 
부모님의 식당 일을 돕고 있는 티엔커는 도시락 배달을 나갔다가 청각장애인 수영선수 언니 샤오펑을 돕고 있는 동생 양양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어설프게 용기 내어 데이트 신청하지만 양양은 언니 샤오펑이 장애인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도우며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수화로 대화하며 양양의 주변을 맴도는 티엔커는 밝고 맑은 양양의 모습에 더욱 매력을 느낀다. 첫 데이트에 성공한 그 밤, 샤오펑은 사고를 당하고 양양은 이 모든 것이 자기 때문이라며 힘겨워한다. 둘의 마음이 전해지던 날, 깜찍하고 풋풋한 사랑은 커다란 반전을 갖고 온다.

나를 위해 귀기울이는 너를 위한 소리… 첫.사.랑

영화는 내내 주변의 소리를 들려준다. 티엔커가 도시락 배달을 하며 달리는 도로가의 소음들이며 양양의 집 창밖으로 새가 지저귀는 소리, 사오펑이 장애인 올림픽을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물살 가르는 소리와 호루라기 소리까지. 풋풋한 첫사랑은 주변의 소리를 기억하는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왜 영화 ‘청설’을 보면서야 눈치 채게 된 것인지~!

상큼하기 그지없는 사랑스런 주인공들의 모습은 뭐 그렇고 그런 스토리의 사랑영화를 따뜻하게 만든다. 청설은 영화 내내, 양양이 상큼하게 웃을 때 아침 해가 뜨고 티엔커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아 답답할 땐 내도록 푸른 밤처럼 느껴진다. 영화 100분속에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 미소가 그리움이 된다. 그들이 벤치에서 먹는 도시락이며 야시장에서 먹는 국수 한 그릇, 나무 이벤트를 준비하며 양양을 기다리는 티엔커, 샤오펑이 수영을 마치며 마시는 차 한 모금도 궁금해지는 이쁜 영화 청설~그들처럼 첫사랑을 맛보자.

<맛있는 영화, 영화를 맛보다>

Theme 1
甜爱路에서 만나는 첫사랑의 낙서
티엔아이루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가로수인 거리, 4월 이후부터 더욱 운치 있을 듯.
티엔아이루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가로수인 거리, 4월 이후부터 더욱 운치 있을 듯.
 
사랑의 낙서. 사랑이 시작될 때 걸어야 효험이 있다고.
사랑의 낙서. 사랑이 시작될 때 걸어야 효험이 있다고.
 
티엔아이루에 어울리는 인증샷!

100m의 거리에 사랑의 시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이름도 달콤한 거리가 있다. 甜爱路(톈아이루) 상하이인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이 거리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뻗어있고 사랑의 시가 액자처럼 걸려있다. 그리움이 묻어나는 시를 읽으며 따라 걸으면 도착하는 버스 종점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사랑을 기다려본다.
봄기운이 빨갛게 물든 딸기향이 묻어나는 작은 시장에서 티엔커와 양양이 나눠먹던 ‘동전국수’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인을 등에 업고 깔깔대는 청춘에 추억의 눈길을 보내는 당신…. 톈엔아이 카페(甜爱café)에서 따스한 차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보시길.
티엔아이루에 어울리는 인증샷!
티엔아이루에 어울리는 인증샷!
 
▶주소: 甜爱路128弄(지하철 8호선 홍커우축구장역(虹口足球場), 쓰촨베이루(四川北路)와 산인루(山阴路) 근처의 작은 골목)
톈아이루 거리에서 봄날의 산책을 권해본다. 홍커우축구장 옆 놀이공원과 루쉰공원은 물론 복고풍의 찻집과 상하이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 국수집이 있어 반나절 데이트 코스로 좋다.

Theme 2
사랑의 추억과 행복은 길수록 좋다, 국수 먹는 즐거움 ‘甛蜜蜜’
첨밀밀 식당외관모습
첨밀밀 식당외관모습
 
티엔커가 타고 올 것 같은 배달용 오토바이.
티엔커가 타고 올 것 같은 배달용 오토바이.
 
양양처럼 동전으로 계산해본 국수값.
양양처럼 동전으로 계산해본 국수값.
 
사랑과 행복은 국수 가락처럼 길수록, 탄력 있을수록 좋은 것. 기다란 국수 가락을 나눠먹는 사랑스런 모습으로 기억되는 만화영화 레이디와 트램프, 아르바이트로 번 동전으로 국수값을 계산하고 싶어했던 양양과 티엔커의 사랑도 국수를 나눠 먹으며 시작되었다. 동네에서 만나는 작은 국수집 ‘첨밀밀’. 모든 메뉴가 도시락으로 배달가능 어쩌면 티엔커처럼 멋진 배달원이 방문할지도.
▶鲜虾云呑面(20元) 홍콩식 鲜虾云呑面은 진하게 우러난 새우국물과 가늘고 쫀득한 면발, 국물에 살짝 데쳐진 청경채, 고명으로 올려진 새우딤섬의 유혹은 한입에 마셔버리고 싶을 정도.
▶주소: 虹梅路3293弄/6401-8048/6405-3902

Theme 3
모던하고 쉬크하게 국수 한 그릇을 먹고 싶다면 이곳으로 ‘Noodle Bull’
진정 국수집? 몇 종류의 국수와 간단한 음료만을 파는 모던 쉬크한 국수집 누들불(狠牛). spin의 심플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국수를 깔끔하게, 국물이 튀지 않게 먹어야 할 것 같은 누들불. 이렇게 근사한 곳에서 파는 국수는 비싸지 않을까? 물론 일반 국수보다는 비싸다. 하지만 이만큼의 분위기, 이만큼의 만족스러운 맛을 30위엔이면 근사하게 맛볼 수 있다.
기다란 테이블에 모여 앉아먹는 누들불의 국수
기다란 테이블에 모여 앉아먹는 누들불의 국수
 
누들불의 외관
누들불의 외관
   
狠牛面
 ▶狠牛面(35元) Spin의 심플한 커다란 블랙 볼에 담겨 나올 때부터 이미 마음에 든다. 개운하고 뒷맛이 깔끔한 누구나가 좋아할 맛. 외국인선호 1위의 면이다.

酸辣干面

▶酸辣干面(28元) 비빔면인데 어중간하게 맵고 어중간하게 기름지다. 누구를 위한 메뉴일까? 호기심 발동하신다면 드셔보세요.

三味面
三味面
▶三味面(38元) 누들불의 가장 인기 있는 면 3가지를 고루 맛 볼 수 있다. 대신 양이 조금 적다. 세 가지를 맛 본 후 젓가락 놓기가 아쉽다면 마음에 드는 면을 따로 시켜먹어도 좋을 듯. 추가한 면을 더 먹고 부대낀다 하더라도 머지않아 다시 찾을 테니.

▶누들 불 Best Tip
면의 종류를 3가지 중 고를 수 있다, 刀削面(굵직하고 쫀득하며 찰진 맛이 일품), 中华拉面(5㎜ 중간 면으로 불지 않으면서 탄력있는 면발), 细面(1.5㎜ 부드럽게 입안으로 쏘옥 빨려오는 촉촉함이 최고) 누들불의 3가지 면발은 손 반죽으로 궁극의 쫄깃함이 있다.

▶주소: 富民路291号(맨션빌딩 1층 3B호)/6170-1299


◆맛있는 영화평

서혜정: 혼자 앉아서 먹어도 심심하지 않는 맛집, 국수 한 그릇이 추억이 되는 맛집, 첨밀밀의 鲜虾云呑面은 앉은 자리에서 한 그릇 더 뚝딱!


김나래: 세련되면서도 모던한 느낌, 깔끔한 누들 맛. 거기에 보너스처럼 눈요기를 더해주는 spin의 그릇, 멋과 맛이 공존하는 狠牛.
 

나은수: 감각있는 狠牛! 청설의 주인공 티엔커도 어디에선가 같이 앉아 먹을 것 같아 먹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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